한국 사회 교육열 "모든 것을 녹여버리는 용광로"

▲ 김동춘 ▲ 북인더갭 ▲ 1만4220원

[민주신문=정현민 기자] 대한민국의 과거사와 노동·계급 문제를 연구해 온 사회학자 김동춘이 민주화 이후 한국 사회의 개혁 방향을 모색한 사회비평집 '대한민국은 어디로?'를 출간했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지 2년이 지난 지금 대한민국은 제2의 민주화를 향한 도약이냐, 아니면 87년 체제에 안주하느냐의 결정적 전환점에 서 있다. 문 정부에 대한 비판적 지지자인 저자는 남북관계 등에서 이 정부가 거둔 놀라운 성과를 인정하면서도 국민들의 강력한 요구에는 못 미치는 사회개혁의 방향을 진단한다. 노동에 입각한 교육 문제 해결과 공정·평등에 토대를 둔 사회개혁이 절실하다는 글쓴이의 주장은 구시대를 넘어 제2의 민주화로 나아가는 여정에서 대한민국이 가야할 다음 행선지를 소개한다.
 
대한민국이 전환기에 서 있다는 인식은 최근 불거진 조국 법무무장관 임명 과정서 극명하게 드러났다. 이른바 촛불정부의 집권으로 민주화는 이미 완성의 길로 접어들었다는 판단과는 달리 국민들은 더 많은 민주주의와 더 세밀한 개혁을 요구한 사실이 밝혀졌단다. 교육 문제서 특히 그렇다. 저자는 대통령이 충분히 개혁적인 교육감과 교육부장관이 집권하고 있음에도 교육의 불평등은 여전히 건재하고 이번 임명 과정서 입증됐다고 한다.

국가의 전반적인 개혁정책을 논한 1부와 교육 문제를 다룬 2부에서는 민주화 이후 여전히 교육개혁의 방향을 잡지 못하는 대한민국의 현실을 꼬집는다. 교육은 단순히 입시 문제로 바라보지 말고 이 사회의 노동·계급 문제를 포괄하는 사회개혁의 문제로 바라볼 것을 제안한다. 저자는 한국 사회의 교육열은 모든 것을 녹여버리는 용광로에 비유했다. 어떤 이상적인 교육정책과 입시제도를 내놓더라도 학부모들의 교육열에 접근하는 순간 녹아버린다는 것이다.

한국에서 입시제도 변경은 한 번도 목표를 달성한 적이 없다. 어떤 개혁적 교육정책도 금수저들의 명문대 싹쓸이 현상으로 귀결되는 것은 학부모의 욕망과 대결한다. 그러면 어찌해야 하는가? 저자는 자식들을 출세시키려는 그 욕망에 맞서지 말고 노동의 가치를 새롭게 제시하는 사회적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우리는 한국 사회의 교육 문제가 사회적 계층 이동의 문제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정부나 교육 당국은 이 문제를 그저 입시 문제인 것처럼 호도해서는 안 된다. 학교가 '노동자 안 되기 전쟁터'가 된 것은 전체 사회가 노동을 천시하고 혐오하기 때문이다. 

결국 교육 문제는 노동 문제와 동전의 양면을 이루고 있으며, 두 문제를 함께 사고하지 않고는 풀 수 없는 난제라고 저자는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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