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목 휘두르고 경찰관 폭행 등 불법행위
취재하던 여기자 성추행... 차량 파손까지

보수단체 집회 참가자들이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인근에서 경찰들과 충돌을 빚고 있다. 사진=뉴시스

[민주신문=김현철 기자] 자유한국당과 보수단체들은 3일 광화문 광장에서 문재인 정부 규탄과 조국 법무부 장관 사퇴를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개최했다. 이날 집회는 지난달 28일 서울 서초동 검찰청 앞에서 열린 검찰개혁 촉구 집회에 맞불을 놓는다는 의미에서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주목은 엉뚱한 곳에서 받는 모양새다. 일부 단체들이 폭력적 행동에 나서면서 광화문 집회 전체에 얼룩이 갔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후 8시 청와대 사랑채 인근에서 보수단체 회원 46명이 현행범으로 체포됐다고 밝혔다. '순국 결사대'라는 머리띠를 두른 일부 참가자들을 중심으로 경찰 저지선에 접근한 이들은 방패벽을 밀고 당기는가 하면 손으로 두드리면서 진입을 시도했다. 경찰이 쳐놓은 방패벽을 무너뜨려 경찰이 저지선을 뒤로 물리는 상황도 연출됐다. 이 과정에서 각목을 휘두르고 경찰관을 폭행하는 등 불법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집회는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단체에서 주도했다. 이 단체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회장인 전광훈 목사가 총괄대표를 맡고 있고, 이재오 전 한나라당(자유한국당 전신) 의원이 총괄본부장을 맡고 있다.

4일 오전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 도로에서 전날 문재인 대통령 탄핵 10.3 국민대회를 했던 보수단체 참가자가 담요를 두른채 자고 있다. 사진=뉴시스

집회 참가자 중 한 남성은 휘발유통을 들고 시위대로 돌진했다. 다행히 경찰이 급히 회수하여 큰 사태로 번지진 않았다.

취재 중인 한 여기자가 일부 참가자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지난 3일 JTBC는 집회 현장 소식을 전하면서 집회 참가자가 여기자의 신체 일부를 접촉하는 등 성추행을 했고 취재 차량도 파손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한 참가자가 저희 여기자의 신체 일부를 손으로 때리고 욕설을 퍼부었다”며 “현장을 빠져나가는 취재차량을 둘러싼 뒤 파손했다. 이 과정에서 영상 취재기자 2명도 폭행 피해를 입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이날 집회에서 경찰에 폭력을 휘두른 보수단체 회원 등 46명을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과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3일 광화문에서 열린 보수 진영의 '조국 퇴진' 집회에 대해 현장에서 "폭력과 성추행, 문화재 훼손이 있었다"며 "엄정하게 조사하고 법에 따라 처리하라"고 지시했다. 이어 "집회와 시위의 자유는 보장돼야 하지만, 폭력을 포함한 불법은 용납돼서는 안 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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