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정상 판문점 만난지 석 달 만’
‘정부, 韓美간 협의와 조율 강화 방침’

지난 6월 판문점에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만났다. 문재인 대통령이 양측을 보며 흐뭇한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뉴시스

[민주신문=김현철 기자] 북한과 미국의 비핵화 협상이 다시 본 궤도에 올라탄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1일 담화를 통해 “조미(북-미) 쌍방은 10월 4일 예비 접촉에 이어 10월 5일 실무협상을 진행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최선희는 “우리 측 대표들은 조미 실무협상에 임할 준비가 돼 있다. 나는 이번 실무협상을 통해 조미 관계의 긍정적 발전이 가속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모건 오테이거스 미 국무부 대변인도 1일(현지 시간) “다음 주 안(within the next week)에 북-미 당국자들이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특정한 일자를 밝히지 않은 점이 북한 발표와 차이가 있다. 

두 정상이 6월 30일 판문점에서 만나 실무협상을 열자고 합의한지 석 달 만이다. 양측 모두 협상이 어디에서 열리는지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실무진이 참석할 것으로 보이는 예비 접촉이 하루 전에 열리는 점으로 볼 때 판문점일 가능성이 있지만, 유엔본부가 있는 뉴욕이나 제3국, 또는 평양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6월 판문점 자유의 집에서 열린 북미 판문점회동에 대남관계를 총괄하는 북측 수행원들 모습. 오른쪽부터 장금철 통일선전부장,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 리용호 외무상, 김여정 제1부부장,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 사진=뉴시스

이날 발표에 북한은 4일 예비 접촉이라는 생소한 개념을 꺼낸 만큼 아직 이견이 좁혀지지 않았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예비 접촉을 통해 양측이 추가적인 접점을 찾아야 실무협상이 이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무협상에 앞서 이틀 연속 접촉은 성과를 내보자는 양측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도 해석된다.

미국이 현지 시간으로 이른 새벽일 때 북한이 먼저 합의 사실을 발표한 것을 두고는 향후 실무 협상에서 주도권을 잡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앞서 김성 유엔 주재 북한 대사는 유엔총회 연설에서 "미국이 북한과 공유할 계산법을 가질 충분한 시간을 가졌으리라고 본다"고 말해 협상 성패의 공을 미국으로 넘기는 발언을 한 바 있다.

이에 외교부는 2일 국회 외통위에 출석한 업무 보고에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북한의 비핵화 조치 지속 유도와 적절한 대북 상응조치를 위해 한미간 협의와 조율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판문점 선언, 싱가포르 북미공동성명, 평양 공동선언의 합의 사항을 바탕으로 남북관계와 북미관계 발전이 상호 추동하해 선순환하도록 외교적 노력 경주할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한미간 각급에서 긴밀한 공조를 유지하는 등 국제 사회의 꾸준한 지지 확보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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