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사 측, 특정 인물,국가,사상 찬미ㆍ폄훼 없다

지난 16일 유튜브에 게시된 ‘국방정신소녀 히노마루코’ 티저 영상에 등장한 일본군. 사진=유튜브캡처

[민주신문=이민성 기자] 세계 3대 게임쇼 중 하나인 ‘도쿄 게임쇼 2019’에서 군국주의와 정신대를 미화한 게임이 등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2일 개최해 3일간 진행했던 도쿄 게임쇼에서 일본 게임개발사 탐소프트(タムソフト)는 태평양 전쟁을 소재로한 게임을 발표했다.

이 게임은 일본을 전쟁 피해국으로 묘사했으며 미국과 소련을 물리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게임의 제목 ‘국방정신소녀 히노마루코(国防挺身少女 日之丸子)’에서 ‘정신(挺身)’은 사람의 마음이나 태도를 뜻하는 ‘정신(精神)’이 아니다. 태평양 전쟁 중 식민지 여성의 노동을 착취한 ‘정신대(挺身隊)’와 같은 글자다.

정신대는 일본군 위안부와는 다르나 근로정신대를 모집해 사실상 위안부로 끌려가거나 성(性)착취를 당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 게임은 주인공을 일본을 위해 목숨을 받치는 정신대 소녀로 설정했다.

게다가 탐소프트가 지난 16일 유튜브에 게시한 공식 티저 영상의 내용은 2039년 미래를 배경으로 시작된다. 100년 동안 이어진 태평양 전쟁으로 인해 멸망 직전에 몰린 일본이 무대다.

미군과 소련군이 도쿄 침공을 준비하는 와중, 누군가가 나타나 위기에 빠진 일본을 구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개발사는 ‘대일본 제국’이란 표현과 ‘태평양 전쟁’을 미화해 부르는 ‘대동아 전쟁’이란 단어를 의도적으로 사용했다.

‘대동아 전쟁’이란 표현은 일본이 패전 후 연합군 최고사령부 (GHQ)에 의해 사용 금지된 단어다. ‘대동아전쟁’은 전쟁과 식민지지배를 정당화 시키려는 의도가 담겨있어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 국가들은 항의해왔다.

이는 명백히 군국주의를 찬양하는 내용을 담았으나 개발사는 “가공의 세계를 그린 이야기 이자 역사를 개변한 작품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작품에 등장하는 어떤 묘사도 특정한 인물,국가,사상을 찬미하거나 폄훼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티저 영상을 공개한 유튜브 채널은 댓글 기능을 차단해 놓은 상태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민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