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딱한 감성이 주행시에는 안정감 줘...넘치는 편의사양에 달리기 본능 제대로

르노삼성의 소형차인 클리오가 강원도 태백의 스피드웨이 트랙을 질주하고 있다. 사진=르노삼성 제공

[민주신문=서종열기자]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폴꽃-나태주)

르노삼성자동차의 막내인 '클리오'를 보면 이 시의 구절이 떠오른다. 국내에서 사랑받기 어려운 디자인에 차체도 작고, 탑승자에게 불편하기까지 한 클리오의 매력은 이 말처럼 자세히 봐야, 오래 봐야 드러나기 때문이다. 

전 세게에서 1400만대 이상이 팔린 월드 베스트셀링카인 르노 클리오는 독특한 프렌치 디자인에 딱딱한 주행성능, 그리고 실용성을 극한으로 추구한 인테리어로 국내에서 큰 호응을 끌어내지 못했다. 지난 2017년 국내에 야심차게 첫선을 보였지만, 판매량은 둘째치고 아직 거리에서조차 보기 어려운 차종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클리오는 정말로 답답하고 불편한 차가 맞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클리오는 매력이 절절 넘치는 차다. 보는 순간 첫눈에 반하게 만드는 멋진 세단이나 프리미엄 브랜드의 모델이 아니라, 츤데레처럼 보면 볼수록 정이 가는 모델이다. 불편했던 첫인상은 시간이 지나면서 클리오만의 유니크함으로 변하게 됐고, 딱딱했던 주행성능은 도로주행이 시작되자 안정성과 신뢰로 바뀌었다. 

가장 중요한 점은 클리오는 제대로 경험하고 나면 정말로 이 차가 끌린다는 점이다. 그만큼 클리오의 매력은 경험해봐야 알 수 있다는 의미다. 

사실 클리오는 소형차에 속하는 만큼 경쟁차종에 비해 특별하게 뛰어난 점은 느껴지지 않는다. 1.5L 디젤 엔진을 탑재했고, 실용성이 강조된 해치백 스타일이며, 소형차 임에도 의외로 편의사양이 대거 들어갔다는 점, 마지막으로 1900~2300만원대의 가격이 굉장히 매력적이란 점도 특징이다. 

색상별로 모인 르노 클리오 사진=르노삼성 제공

그러나 이 차를 타고 넓은 지역으로 나가 고속주행에 나서보면 전혀 다른 느낌을 받게 된다. 수동 겸용 DCT 6단 변속기와의 조합을 통해 17.7km/L란 높은 효율성을 보여줌에도 도로 위에서는 날렵하기 그지 없다. 실제 시승에 나섰던 강원도 태백시 일대의 구불구불하고 오르락내리락하는 도로에서 클리오는 그야말로 산다람쥐 같은 날렵함과 재빠름을 보여줬다. 

무작정 빠르기만 한 것도 아니다. 길이 접고, 험하며 대형 트럭들이 자주 지나는 만큼 주행 중에 속도를 급격하게 줄어거나 멈춰야 하는 일도 많았지만, 언제 어떤 상황에서도 클리오는 운전자가 의도한 만큼 달리고 멈춰섰다. 르노삼성이 얘기했던 르노그룹의 레이싱기술이 접목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48시간에 가까운 시간동안 클리오는 경험하고 나서 느낌 생각은 딱 하나다. 소유욕이다. 단순히 과시하기 위한 것이 아닌 달리는 것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클리오를 만나는 순간 곧바로 매료될 것으로 생각된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민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