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청문회 앞두고 한국당 격한 내홍 휩싸여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최고위원회의에 나경원 원내대표가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민주신문=김현철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와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4일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오는 6일 실시하기로 극적 합의했다.

여야간 합의를 끝낸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나 원내대표는 "오늘 전격적으로 6일 하루 동안 인사청문회에 합의했다”. “시간이 진행될수록 여러 증거가 나오고 있고 이전과 다른 차원의 의혹 같은 것이 계속 나온다"며 "이 정도라면 조 후보자만을 불러 청문회를 진행해도 상당히 부적격한 후보라는 실체를 드러낼 수 있다고 판단해, 더 이상 증인을 고집하지 않고 청문회를 개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청문회를 주관하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들이 반발하면서 일정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청문회 일정을 논의하기 위한 법사위 회의에 한국당 의원들이 불참하는가 하면, 일부 위원들은 사보임하는 방식으로 청문회에 참여하지 않겠단 뜻을 내비친 것이다. 여상규 법사위원장은 “어떤 증인을 채택할지 합의되지 않은 상태에서 청문회 실시의 건, 자료제출 요구의 건 등을 의결하지 않겠다”며 반발했다. 

이를 두고 한국당 내부에 거센 후폭풍이 불고 있다. 같은 한국당 소속인 여 위원장과 위원들의 청문회 일정 반발에 나 원내대표의 모양새가 이상해진 것. 그도 그럴 것이 한국당 입장에선 당초 2일 청문회에 합의했다가 하루짜리 청문회를 열게 된 것이다. 게다가 증인·참고인 채택 건도 간사 간 협의로 하면서 사실상의 협상실패가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는 배경이다. 

앞서 나 원내대표는 지난 6월 선거법 등 패스트트랙 지정 관련해서도 여야 합의를 해놓고선 “의총 결과 추인할 수 없다”며 국회 정상화 합의를 백지화 한 전례가 있다.

홍준표 전 대표가 즉각 반응을 보였다. 그는 페이스북에 “야당의 무지, 무기력과 무능에 대한 분노도 한계점에 와 있다. 오락가락, 갈팡질팡 청문회를 만들더니 드디어 여당 2중대 역할이나 다름없는 합의를 해 주었다"며 "무슨 약점이 많아서 그런 합의를 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좀 더 공부하고 내공이 있어야 하는데 너무 일찍 등판했다"며 "당의 내일을 위해 그만 사퇴하는 것이 옳다. 야당을 그만 망치고 즉시 내려오는 것이 야당을 바로 세우는 길"이라고 날을 세웠다.

한국당의 내홍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인사청문회 보이콧으로 시작한 이른바 조국발(發) 후폭풍이 나 원내대표의 리더십에 또 한번 중대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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