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파견 공무원의 자질문제, 사무국서 거론

“한국 공무원은 의사소통도 제대로 안 되고 문서작성도 못한다. 그런데 왜 이렇게 많이 보내는거냐.”
OECD(국제협력개발기구)가 우리나라 공무원의 자질 등에 대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표현하면서 국제적 망신을 산 것으로 드러났다.

외교통상부는 1997년부터 통상전문인력 양성 등을 위해 프랑스 파리에 있는 OECD 사무국에 중앙부처 공무원을 파견하고 있다. 지난해 6월 현재 18개 부처에서 내보낸 22명의 공무원이 현지 한국대표부에서 근무하고 있다.

OECD 사무국이 한국 파견 공무원의 문제점을 지적한 항의 공문을 우리 정부에 보내온 것은 지난해 6월이다. OECD 사무국은 “한국 공무원들의 전문성은 현저히 떨어진다”며 “그럼에도 다른 나라보다 훨씬 많은 공무원들을 파견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 사무국은 “한국 정부에서 일방적으로 추천하다 보니 우리의 선택권이 없다. 한국 공무원은 직급도 높고, 3년 임기를 채우지도 않고 귀국하는 탓에 불만이 많다”며 시정을 요구하기도 했다.

특히 OECD 사무국은 부이사관(3급)인 A씨 사례를 구체적으로 거론했다. A씨는 미국 명문대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지만 업무능력이 떨어지고 기본적인 의사소통도 원활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결국 임기 연장이 거부된 A씨는 현재 국내로 복귀한 상태다.

해외파견 공무원의 문제점은 각 부처가 공무원 해외파견제도를 능력이나 자질을 따지기보다 인사적체 해소 차원에서 운영하고 있는 것이 원인으로 손꼽히고 있다. 외교통상부가 각 부처가 추천한 공무원을 별도의 검증작업 없이 그대로 내보내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OECD뿐만 아니라 국제통화기금(IMF)이나 세계무역기구(WTO) 등 다른 국제기구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불거질지 모른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외교통상부와 중앙인사위원회는 “후보자 공개모집 등 공무원 해외파견제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정욱 기자 ottawa1999@hanmail.net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민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