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복 한의학 박사

메이저리거 류현진과 프로골프 타이거 우즈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류현진은 한국이 배출한 세계적인 프로야구 선수이고, 타이거 우즈는 골프계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둘은 경기 중에 껌을 씹기도 한다. 이 점이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두 선수의 공통점이다.

프로야구 선수가 경기 중에 껌을 씹는 경우는 낯설지 않다. 농구나 배구, 탁구 등과는 사뭇 다른 점이다. 야구는 야외 운동으로 순간의 긴장과 이완이 반복된다. 잠시 숨 고르는 시간이 주어지는 특수한 운동이다. 따라서 긴장 완화를 위해 껌을 씹는 게 어렵지 않다. 반면 농구나 축구 등은 계속 뛰는 운동이다. 껌을 씹을 여유가 없다. 골프도 긴장과 이완이 반복된다. 껌 씹을 여건이 된다. 그런데 경기 중 껌을 씹는 선수는 거의 없다. 이는 일종의 운동 문화 차이로 이해된다.

최근 미국 메이저 골프대회 마스터스에서 우승한 타이거 우즈가 4라운드가 펼쳐지는 4일 동안 껌을 씹어서 눈길을 끌었다. 그의 껌 씹기는 집중력 향상과 긴장 완화가 목적으로 보인다. 저작하는 동안 턱 운동이 돼 두뇌를 자극하고, 스트레스 호르몬이 떨어뜨린다. 자연스럽게 집중력이 향상되고 긴장이 덜어진다. 또 심리적으로는 구강을 만족시켜 심리가 안정된다. 유아가 손을 빨고, 어린이가 과자를 먹고, 어른이 담배를 피우는 행동은 구강만족욕구로 풀이할 수 있다. 입 안에 무엇인가 있을 때 안심하는 심리다.

껌을 씹는 것은 구강 의학 측면에서도 도움이 된다. 나이가 들거나 특정 약물을 복용하면 입안이 마르는 구강건조증이 나타난다. 입마름이 지속되면 소화 부진, 식욕 저하, 구취 발생의 악순환이 이어진다. 이 때 껌을 씹으면 타액 분비가 촉진돼 구강이 청소돼 입냄새가 제거된다. 타액은 성인에게 하루 1000~1500ml가 생성된다.

침은 입안의 청소작용, 항균작용, 소화력 촉진 등의 기능을 한다. 입냄새 요인 중 하나는 타액 생성 감소로 인한 구강건조와 세균증식 발생이다. 또 하나는 약 500여종에 이르는 입마름 유발 약물 복용이다. 구강건조증은 음식물 삼킴, 발성, 발음 등의 어려움과 함께 치주 질환 위험이 높다. 또 혐기성 박테리아 대사가 활성화 돼 구강 내 감염, 혀 통증, 입냄새 등도 나타나기 쉽다.

한의학에서는 구강건조증을 구건(口乾), 구갈(口渴)로 표현하며 몸의 에너지인 정(精)의 약화, 신장의 음기(陰氣) 저하, 위장의 열(火) 등으로 파악한다. 구강건조는 선천적으로 장부 기능이 약한 사람에게 많다. 여기에 식습관과 생활습관마저 바르지 않으면 장부에 열이 쌓이기 쉽다. 이 경우 입안이 마르고 텁텁한 느낌을 받는다.
특히 만성질환으로 소화력과 체력이 떨어지면 기혈양허(氣血兩虛)증을 보일 수 있다. 이 때는 보중익기탕이나 십전대보탕류로 기혈을 보강한 후 구취 처방을 하는 게 좋다. 다음에 담적 등의 장부 열을 해소하고, 인체의 항상성을 높이는 약재를 쓴다. 가령, 폐기(肺氣)를 북돋고 가래를 삭이는 처방, 혈액과 위장 운동을 강화하고 담을 묽게 하는 처방, 독소 배출을 촉진하는 처방 등이다.

이를 통해 구강건조의 원인 제거를 하고, 구강건조증과 파생 질환을 치료한다. 구강건조 주요 원인인 장부의 도소배출에는 백나각환(白螺殼丸), 도담탕(導痰湯), 죽력달담환(竹瀝達痰丸), 봉강환(蜂殭丸), 화견탕(化堅湯) 등을 처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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