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심위 인보사태 주성분 뒤바꿈 중대 과실 판단…상장폐지로 결론
임상 3상 재개 자료 제출로 반격…한 달 이내 재개 여부 결정될 듯

사진=뉴시스

[민주신문=허홍국 기자] 상장폐지의 길로 들어선 코오롱과학생명 자회사 코오롱티슈진이 반격 카드를 꺼내 들었다.

한국거래소가 인보사케이주의 주성분이 허가 당시 바뀐 것을 중대한 과실로 판단해 폐지로 가닥을 잡았지만, 미국 임상 재개를 위한 자료 제출로 기사회생(起死回生)을 노리는 것이다.

이르면 다음 달 안에 임상 재개 윤곽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27일 관련업계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 기업심사위원회(기심위)는 지난 26일 긴 회의 끝에 코오롱티슈진 상장폐지 쪽으로 의견을 정리했다.

거래소가 상장 폐지 결론을 낸 것은 주성분이 허가 당시 바뀐 것을 중대한 과실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허위 기재와 누락이 고의가 아니었더라도 중과실로 볼 수 있어 경영 개선기회 부여 대신 상장폐지 결정을 내렸다는 게 거래소 측 설명이다.

인보사는 2015년 5월 미국 당국으로부터 인보사 임상 3상 시험 중단 서한을 받아 임상이 중단됐고, 지난해 7월에 이르러서야 재개된 바 있다.

이 같은 결정에 시간이 상대적으로 오래 걸린 것은 코오롱티슈진 상장폐지와 유지 결정에 따른 사회적 여파도 고려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 때문에 코오롱티슈이 내년 3월까지 상장폐지 결정을 유예하고 경영개선 기간을 부여해달라고 요청한 것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거래소 측은 기심위 상장폐지 결정을 다음달 18일(15영업일 이내)까지 코스닥시장위원회를 열어 확정할 예정이다.

만약 코스닥시장위가 그 기간 안에 상장폐지 결정을 한 뒤 코오롱티슈진 측이 이의를 신청을 하면 한 차례 더 심의가 이어질 수 있다.

이후 회사 측의 코스닥시장위 결정에 대한 불복 소송이 이어진다면 최종 상장 폐지가 결정되기까지는 최대 2년 이상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사진=코오롱티슈진 캡처

임상 3상 재개 변수로

하지만 변수도 있다. 미 식품의약국(FDA)의 인보사 임상 3상 재개 여부다. 코오롱티슈진은 미 식품의약국 측에 임상 3상 재개를 위한 자료를 FDA에 제출하며 반격에 나섰다.

미 FDA는 제출한 서류를 통상 30일간 검토 뒤 코오롱티슈진 측에 재개 여부 회신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미 FDA는 지난 5월 초 인보사 임상 3상을 중단시키면서 임상 중지(클리니컬 홀드) 해제를 위한 요구사항 공문을 발송했고, 응답 자료를 제출한 바 있다

FDA 요구 사항은 임상 시험용 의약품 구성성분 특성분석과 구성성분 변화 발생 경위, 향후 조치사항 등이다.

코오롱티슈진은 투자자 보호를 위해 미 FDA 결정이나 회신이 오면 지체 없이 알릴 방침이다.

일각에서는 FDA가 임상 3상 재개를 승인할 경우 미국산 인보사를 수입하는 시나리오도 예상되고 있다.

사진=한국거래소 상장공시시스템 캡처

상장폐지 여파 클 듯

만약 그 반대인 코스닥시장위가 코오롱티슈진 상장폐지 결정 쪽으로 결론이 나면 그 여파는 클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코오롱그룹이 각종 소송으로 흔들릴 가능성이 존재한다. 모회사인 코오롱과학생명과 코오롱이 집단소송으로 홍역을 앓고, 재판에서 승소하면 다행이지만 지는 경우 피해 보상은 물론 그룹 전체 이미지도 땅에 떨어질 수 있다.

현재 인보사를 투여 받은 환자들이 코오롱생명과학을 상대로 집단소송에 나선 만큼 그 소송 규모도 커질 수 있다.

여기에 투자자 소송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오롱티슈진 소액주주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5만9445명으로, 이들이 보유한 지분은 36.66%에 달한다.

코오롱티슈진은 2017년 11월 상장해 한때 주가가 7만5100원까지 올라 시가총액이 무려 4조원을 넘어선 적이 있다. 현재는 인보사 사태가 불거진 이후 연일 급락해 현재 8010원에 거래 정지된 상태다.

이와 관련, 거래소 측은 최종 판단은 코스닥시장위에서 결정된다는 설명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민주신문과 전화통화에서 “이번 결정은 소송으로 따지면 1심인 만큼 코스닥시장위에서 최종 결정이 난다”며 “기심위 결정은 쟁점과 사안에 따라 시간이 다르지만 이슈가 큰 사안의 경우 오래 걸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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