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이미드ㆍ에칭가스 국산화 코 앞…EUV 포토레지스트도 따라 잡을 가능성 커

반도체 패브리케이티드 웨이퍼(왼쪽)와 포토레지스트 핵심 소재. 사진=뉴시스

[민주신문=허홍국 기자] 올해 2분기 한국의 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이 회복되는 가운데 코오롱 인더스트리와 금호석유화학, SK머티리얼즈가 반도체 3대 핵심 소재 기술 독립 반격에 나섰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계 핵심 소재 공급에 빨간불이 켜진 가운데 국산화에 나선 것.

반면 일본 반도체 소재 부품 기업들은 한국 수출길이 두 달 가까이 막히자 한국에 생산 라인을 짓겠다며 판로 확보에 나서는 등 비상이 걸린 모습이다.

26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일본 경제 보복의 첫 시발점인 폴리이미드와 포토레지스트, 고순도 에칭가스 등 3대 반도체 핵심 소재에 대한 기술 독립이 진행되고 있다.

우선 폴더블폰(화면이 접히는 스마트폰)핵심 소재이자 디스플레이 소재인 플루오린폴리이미드는 일본산에 비해 뒤치지 않는 수준까지 왔다. 이를 선도하는 기업은 코오롱그룹 계열사인 코오롱인더스트리로 2000년대 중반부터 폴리이미드 개발을 시작했고, 현재는 양산 체제 구축을 끝냈고 생산 막바지 작업을 진행 중이다. 목표는 10월 생산라인 가동이다.

SKC 역시 오는 10월 생산 공장이 완공되면 연내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관련업계에서는 사실상 일본산 폴리이미드 수입 대체는 시간문제로 여긴다.

최근 국내 한 중소기업이 일본에서 전량 수입되는 디스플레이 제조 소재 폴리이미드 도료를 국산화하는 데 성공한 만큼 플루오린폴리이미드 기술 독립도 코앞이다. 폴리이미드 도료는 스마트폰을 제조할 때 필요한 FCCL(연성동박적층판)핵심 소재로 일본 수출 규제 품목은 아니다.

고순도 불화수소(에칭가스)도 국산화가 가까워졌다. SK그룹 계열사 SK머티리얼즈도 최근 99.999% 이상의 에칭가스 기술을 확보했다. 연내 시제품 테스트를 거쳐 생산이 가능한 만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측에 공급될 날도 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SK머티리얼즈 관계자는 민주신문과 전화통화에서 “빠르면 오는 12월 에칭가스 시제품을 생산해 국내 양대 반도체 업체와 시험을 거쳐 공급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에칭가스 생산업체 중 하나인 솔브레인도 연내 제2공장 증설을 마치면 일본산을 대체할 가능성이 높다. 솔브레인은 삼성전자 반도체 양산 라인에서 고순도 불화수소를 테스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에칭가스는 반도체 기판인 실리콘웨이퍼에 그려진 회로도에 따라 기판을 깎아내는 식각 공정에 쓰이는 핵심소재로, 주로 일본산이 쓰이고 있는 실정이다.

사진=뉴시스

3대 핵심 소재 중 하나인 첨단 반도체 공정용 포토레지스트 분야도 일본을 바짝 뒤쫓고 있다. 일본과 기술 격차가 존재하지만 향후 일본 기술 수준에 이를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국내에선 금호석유화학이 그 최전선에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현재 D램과 3D 낸드플래시에 쓰이는 불화아르곤 드라이 리소그래피에 대응 가능한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한 상태다.

금호석유화학은 동진쎄미켐과 함께 이 같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10㎚급 이상 반도체 제조용 ArF포토레지스트를 생산하고 있다.

극자외선(EUV)용 포토레지스트 기술 독립도 가능하다는 게 관련업계의 시각이다. EUV용 포토레지스트는 삼성전자 등 국내 반도체 업체가 차세대 제품으로 생산하는 7㎚이하의 초미세공정용 제품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일본 의존도를 낮추려고 하는 만큼 ArF포토레지스트를 생산하는 금호석유화학 등과 손을 잡으면 향후 수년 안에 따라 잡을 것이란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양대 반도체 기업과 ArF포토레지스트를 생산하는 국내업체가 협력하면 EUV용 포토레지스트도 개발ㆍ생산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편, 일본이 최근 우리나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ㆍ지소미아)파기에 따라 추가 보복 조치를 내릴 것인지에 대해 경제계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반도체 3대 핵심 소재 이외에 개별허가 수출품목을 추가로 지정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아직까지 일본의 추가 움직임은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반도체 3대 핵심 소재뿐만 아니라 수입 의존도가 높은 자일렌(탄소섬유)과 수치제어반 등의 기술 독립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수치제어반은 컴퓨터 등을 이용해 공작기계를 자동으로 조작하는 장치로 일본 최대 수입품 중 하나다. 일본 제품 비중은 90%를 훌쩍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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