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LBM·ICBM 이어 신형 전술형 유도무기 발사 성공...사실상 탄도미사일로 분류, 킬체인 전략 수정해야 

북한 로동신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6일 새벽 "신형전술유도탄 위력시위발사를 참관했다"고 7일 보도했다. 로동신문 1면에 사진 9장과 함께 "우리 나라 서부작전비행장에서 발사된 전술유도탄 2발은 수도권지역 상공과 우리 나라 중부내륙지대 상공을 비행하여 조선동해상의 설정된 목표섬을 정밀타격하였다"고 보도했다. 2019.08.07. 사진=뉴시스(출처=로동신문)

[민주신문=서종열기자] 스커드미사일·방사포·자주포에서 전술형 유도무기로?

북한의 주력전술무기체계가 완전히 바뀌였다. 과거 포병 위주의 전술무기체계에서 벗어나 이제는 첨단 전술형 유도무기로 변신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돼서다. 

국방부 및 군에 따르면 지금까지 남한을 위협해왔던 북한의 주력 무기들은 탄도미사일인 스커드미사일(사거리 300~1000km)과 240mm방사포(장사정포, 사거리 60~70km), 그리고 170mm 자주포(사거리 54km)였다. 이중 가장 위력이 강한 무기는 스커드미사일이었지만, 정확도가 낮고, 발사시간이 오래 걸리며, 보유 대수가 많지 않다는 점이 위안거리였다. 

그러나 북한이 지난 10일 등 최근 몇일간 보여준 신형 무기체계로 무장할 경우 상황이 완전히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잇따른 미사일 발사를 통해 첨단기술의 탄도미사일 보유 사실을 알렸기 때문이다. 이미 잠수함에서 발사되는 탄도미사일(SLBM)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를 감안하면 북한은 이제 3종류의 전술형 유도무기를 보유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우리 군이 추진해왔던 킬체인 전략을 전면 수정해야 하는 상황인 셈이다. 

국방부, 미사일→발사체?

북한은 지난 4일 강원도 원산에서 무엇인가를 발사했다. 이 무엇은 240km를 날아간 뒤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 앞바다의 바위섬을 명중했다.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는 당일 이 무엇인가를 '미사일'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40분만에 '발사체'로 말을 바꿨다. 반면 북한은 해당 무기를 '전술 유도무기'라고 밝혔다. 이날 발사된 무기는 '미사일'이라고 공식화한 것이다. 

미사일과 발사체는 의미가 비슷하지만, 범위가 다르다. 미사일은 '자체적인 추진력'을 가진 발사체에 목표를 정확히 타격할 수 있는 '유도장치'를 가진 무기를 의미한다. 반면 발사체에는 미사일 외에도 야포탄이나 방사포탄도 포함된다. 

이 무기가 북한의 주장대로 미사일이 맞다면 어떤 종류에 속할까. 미사일은 크게 순항(크루즈)미사일과 '탄도미사일'로 구분되는데, 이번에 발사한 신형 미사일은 사실상 탄도미사일에 해당하는 것으로 무기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순항미사일의 경우 고도 100m 이하로 날아가며, 아음속(음속에 가까운 속도)으로 비행하지만, 이번 미사일은 고도가 50km에 달했고, 초음속 비행으로 목표물을 타격했기 때문이다. 결국 이날 북한이 쐈던 발사체는 '전술 탄도미사일'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미국 역시 이런 사실을 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마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지난 5일 미 ABC방송에서 "북한이 발사한 게 무엇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중장거리 미사일이나 ICBM은 아니다"라고 답했지만, 이후 8일 미 상원 청문회에 출석한 패트릭 섀너핸 미 국방장관은 "전술 유도무기(미사일)이 맞다"고 증언했기 때문이다. 

러시아제 신형 미사일이 원형?

그렇다면 북한의 신형 탄도미사일은 어떤 모델일까. 방산업계 전문가들과 군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번 북한의 신형 미사일은 러시아의 최신형 탄도미사일을 모방한 모델로 분석된다. 러시아가 개발해 실전배치에 나선 이스칸데르-M(코드네임 SS-26) 미사일이 원형이란 관측이다. 

러시아는 현재 운용 중인 구형 미사일을 교체하기 위해 신형 미사일 개발에 착수한 결과 이스칸데르 미사일을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2006년 생산에 착수해 현재 서부전선(유럽방향)에 내년까지 배치를 완료할 계획이다. 이스칸데르 미사일은 일반적인 타격은 물론, 방공기지 및 항공모함 타격도 가능한 전전후 미사일로 알려졌다. 

독특한 비행궤적을 가진 이 미사일은 유선형의 비행궤적을 보이는 기존의 탄도미사일과는 전혀 다른 모델이다. 먼저 수직발사 이후 레이더를 피하기 위해 5~60km의 낮은 고도로 비행한 후, 목표물 인근에서 최고도로 솟아오르는 회피기동을 한 후 요격을 피해 정밀타격하는 방식이다. 한마디로 순항미사일처럼 지면에 붙어 날아오다가 목표물 인근에서 갑자기 솟구친 후 목표를 타격하는 것이다. 

게다가 발사 이후에도 목표를 수정을 통해 다른 표적을 공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대 500km 떨어진 목표물에 마하 6~7의 속도로 날아가 타격하는 정밀유도 무기다. 이 미사일로 인해 유럽의 나토연합군과 미국은 고민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7년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회 위원장이 조선인민군 전략군의 중장거리 전략탄도미사일발사훈련을 현지 지도했다며 노동신문이 30일자에 보도했다. 사진=뉴시스(출처=노동신문) 

폭장량도 무시무시하다. 일단 이 미사일은 다른 탄도미사일처럼 핵탄두(700~800kg)를 장착할 수 있다. 사실상 항공모함 타격이 가능한 셈이다. 게다가 고체연료를 추진체의 연료로 사용해 최소 5분에서 10분 사이에 2발을 연속으로 쏠 수 있다. 

軍, 킬체인 전략 수정나설까

북한이 이 같은 신형 미사일로 전략타격무기를 변경하면 우리 군은 지금까지 세웠던 방어전략을 완전히 처음부터 다시 짜야 한다. 현재 운영 중인 킬체인 전략도 전면적인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일단 북의 신형 미사일은 크루즈미사일처럼 낮은 고도로 목표물에 접근하기 때문에 레이더에 탐지되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목표물에 근접한 후 곧바로 회피기동을 통해 솟구친 후 수직으로 떨어지기 때문에 방어용 전략무기인 패트리어트 요격미사일은 사용할 시간적인 여유가 없다.

무엇보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동향을 파악할 것으로 기대됐던 사드(THAAD)가 무용지물로 전락하게 된다. 사드의 경우 고도 40km의 표적을 요격하도록만 설계됐기 때문이다. 

군 내부에서는 북한의 신형 미사일에 대한 해결책으로 현재로서는 '발사 전 제거'가 유일한 해결책이라는 분석이 흘러나오고 있다. 신형 미사일을 보유한 북한 내 미사일기지를 미리 파악했다가 육군 내 전술형 지대지미사일로 제거하거나, F-35 스텔스기를 발진시켜 발사점을 폭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한 지금까지 스커드 미사일에 맞춰 진행됐던 우리 군의 킬체인 전략도 전면 수정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시간당 한대 이상 발사가 어려운 스커드미사일 대신 최대 10분내 연속 발사가 가능한 신형 이스칸데르 미사일로 북한이 무장할 경우 이에 맞춰서 킬체인 전략을 전면적으로 전환시켜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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