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사진= 카뱅 홈페이지 캡처

[민주신문=정현민 기자] 카카오뱅크가 올해 상반기 95억8400만원의 순익을 냈다. 지난 1분기 65억6600만원의 흑자를 낸 데 이어 2분기에도 30억1800만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반면 예대율과 자기자본비율(BIS)이 동반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에 유상증자를 통해 대출 등 건전성을 높혀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예대율 하락, 수신고는 느는데..여신고는 제자리

21일 은행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카카오뱅크 예대율은 64.5%로 전분기(64.9%)보다 하락했다. 지난해만 예대율이 81.4%대였지만 올 들어 60%대로 떨어졌다.

예대율은 예금잔액 대비 대출 비율을 말한다. 은행이 과도한 대출을 막고 재무건전성을 높이기 위한 지표로서 이를 100%로 관리해야 한다. 대다수 시중은행들은 90%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이 점을 비교하면 카뱅의 예대율은 낮은 편에 속한다.

예대율이 낮으면 은행에서 벌어들이는 이자 수익보다 고객에게 지급하는 이자 비용이 더 늘기 때문에 주요 수익원인 예대마진이 줄어든다.

카뱅의 여신잔액 규모는 6조8060억원에서 약 66% 늘어난 11조3276억원을 기록했다. 수신잔액 규모는 8조3645억원에서 17조5735억원으로 110% 급증했다.

이 같은 수치는 그동안 카뱅이 여신보다는 수신 고객확보에 치중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또 인터넷전문은행특성상 시중은행보다 금리 수준이 높기 때문에 수신 쏠림 현상이 심화됐다는 게 금융업계의 분석이다.

이에 따라 카뱅은 올 하반기 자체 신용평가시스템을 통해 중금리 신용대출 등 새로운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다만 시중은행과 카드, 캐피탈, 저축은행 등을 상대로 경쟁해 살아남을지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는 분석이다.

BIS 자본비율 3개월 만에 하락

카뱅에 따르면 BIS는 지난해 3월 10.63%를 기록했다가 올 1분기 2.45%p 늘어난 13.41%로 집계됐다. 하지만 BIS는 전분기보다 1.66%p 하락한 11.75%로 3개월만에 하락했다.

지난해 4월 5000억원의 유상증자를 통해 BIS 비율을 16.85%대로 올렸으나 1년 만에 다시 11%대로 내려 않은 셈이다. 위험가중자산은 지난 3월 기준 8조3082억원에서 6월 말께 1조2700억원 늘어난 9조5837억원으로 불어 BIS 하락을 부추긴 것으로 분석된다.

통상 금융당국이 은행에 권고하는 BIS비율 적정수준은 13%다. 내년부터 바젤Ⅲ(국제은행자본규제)가 적용되는 카뱅은 향후 도약을 위해 추가증자 필요성이 제기된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카뱅 측은 내년 IP0공개에 앞서 추가 유증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만 통과한다면 카카오는 유증에 나설 전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올해 안에 카카오가 카카오뱅크의 최대주주에 올라서고, 유증이 연말에 이뤄지면 흑자가 전망된다"고 밝혔다.

앞서 당국은 지난 7월 카카오의 카카오뱅크 한도초과보유주주 지위를 승인했다. 카카오가 의결권을 가진 카뱅의 지분은 기존 10%에서 34%로 늘릴 수 있다. 산업자본이 인터넷 은행 지분을 34%까지 보유할 수 있게 허용된 첫 사례다.

카뱅의 주식 58%를 보유한 한국금융지주는 금융지주회사법에 따라 카카오뱅크 주식을 50% 이상 또는 5% 이내로 보유해야 한다. 5%를 뺀 나머지 지분은 계열사에 넘겨야 한다.

한국금융지주 계열사 한국투증권이 카뱅의 지분을 보유하려면 인터넷은행 특례법상 한도초과 보유 심사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지난 2017년 3월 채권 매매 수익률을 담합해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5000만원의 벌금형을 확정받아 한도 초과 보유 심사에 제동이 걸렸다.

이에 한국금융지주는 카카오뱅크 지분 '34%-1주'를 보유할 방법을 고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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