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전 천안 독립기념관 겨레의 집에서 열린 제74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제 74주년 광복절 경축사 '새로운 한반도' 건설 위한 세 가지 목표 제시
일본 향해 “과거 성찰하고 동아시아 평화와 번영 함께 이끌어 가야” 촉구
비핵화와 평화체제 확고히 해 2032년 서울·평양 공동올림픽 개최 구상 밝혀

[민주신문=강인범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어떤 위기에도 의연하게 대처해온 국민들을 떠올리며 우리가 만들고 싶은 나라,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를 다시 다짐한다”는 화두를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천안 독립기념관 겨레의 집에서 열린 제74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 지금 우리는 세계 6대 수출강국의 당당한 경제력을 갖추게 되었고 국민소득 3만 불 시대를 열었고, 김구 선생이 소원했던 문화국가의 꿈도 이뤄가고 있지만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는 아직 이루지 못했다. 아직도 우리가 충분히 강하지 않기 때문이다”며 이같이 말했다.

경제전쟁으로 악화일로에 놓여 있는 한일 관계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문 대통령은 “광복은 우리에게만 기쁜 날이 아니었습니다. 청일전쟁과 러일전쟁, 만주사변과 중일전쟁, 태평양전쟁까지 60여 년간의 기나긴 전쟁이 끝난 날이며, 동아시아 광복의 날이었습니다. 일본 국민들 역시 군국주의의 억압에서 벗어나 침략전쟁에서 해방되었다”고 설명헀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우리는 과거에 머물지 않고 일본과 안보·경제협력을 지속해 왔다. 일본과 함께 일제강점기 피해자들의 고통을 실질적으로 치유하고자 했고, 역사를 거울삼아 굳건히 손잡자는 입장을 견지해왔다”며 “일본이 이웃나라에게 불행을 주었던 과거를 성찰하는 가운데 동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을 함께 이끌어가길 우리는 바란다”고 촉구했다.

15일 충남 천안시 독립기념관에서 열린 제74회 광복절 경축식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여사가 애국지사들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새로운 한반도' 건설을 위한 세 가지 목표로 △경제강국 △평화와 번영을 선도하는 교량국가 △통일을 통한 평화경제 구축 등의 비전을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중동의 열사도, 태평양의 파도도 두려워하지 않으며 경제를 성장시켰습니다. 경공업, 중화학공업, 정보통신 산업을 차례로 육성했고 세계적 IT 강국이 되었다”며 “이제는 5G 등 세계 기술표준을 선도하는 국가가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선진국을 추격해 왔지만, 이제 앞서서 도전하며 선도하는 경제로 거듭나고 있다. 일본의 부당한 수출규제에 맞서 우리는 책임 있는 경제강국을 향한 길을 뚜벅뚜벅 걸어갈 것이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신북방정책은 중국과 러시아뿐 아니라 중앙아시아와 유럽으로 협력의 기반을 넓히고 동북아시아 철도공동체로 다자협력, 다자안보의 초석을 놓을 것이다”며 “신남방정책은 해양을 향해 달려가는 우리의 포부로 아세안 및 인도와의 관계를 주변 주요국들 수준으로 격상시키고 공동번영의 협력관계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다”고 밝혔다.

이어 “남과 북 사이 끊긴 철길과 도로를 잇는 일은 동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을 선도하는, 교량국가로 가는 첫걸음”이라며 “한반도의 땅과 하늘, 바다에 사람과 물류가 오가는 혈맥을 잇고 남과 북이 대륙과 해양을 자유롭게 넘나들게 된다면, 한반도는 유라시아와 태평양, 아세안, 인도양을 잇는 번영의 터전이 될 것이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전 천안 독립기념관 겨레의 집에서 열린 제74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사진=뉴시스

문 대통령은 “'북한이 미사일을 쏘는데 무슨 평화 경제냐'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우리는 예의주시하며 한반도의 긴장이 높아지지 않도록 관리에 만전을 다하고 있지만, 그 역시 궁극의 목표는 대결이 아니라 대화에 있다. 우리 국민의 단합된 힘이 반드시 필요하다. 국민들께서 한마음으로 같이해주시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문 대통령은 임기 내에 비핵화와 평화체제를 확고히 하겠다고 다짐을 하며 “북한과 함께 '평화의 봄'에 뿌린 씨앗이 '번영의 나무'로 자랄 수 있도록 대화와 협력을 발전시켜나가 2032년 서울·평양 공동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하고, 늦어도 2045년 광복 100주년에는 평화와 통일로 하나된 나라(One Korea)로 세계 속에 우뚝 설 수 있도록, 그 기반을 단단히 다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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