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압박에 다른 고객들 손실 메꾸다 벌어진 일

SC제일은행 본사 전경. 사진=민주신문DB

[민주신문=정현민 기자] 고객의 돈을 횡령하고 연락이 두절된 SC제일은행 개인자산관리(PB) 김 모씨가 베트남으로 도주한 지 두 달여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체포 영장이 발부된 상태였기에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경찰에 인계됐다.

14일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SC제일은행의 정규직 PB 업무를 수행하면서 3억7000만원 상당의 고객 돈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씨는 경찰에서 거액의 돈을 받은 적이 없다며 이 모씨가 계좌로 돈을 이체하지 않고 현금을 직접 은행에 가져와 거래를 했기 때문에 증거가 없다고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미 이 씨가 SC제일은행에 투자하기 위해 다른 은행에서 돈을 인출한 내역과 김 씨의 개인 계좌 내역 등에 대해 조사를 마친 상태였다.

조사가 길어지자 결국 김 씨는 혐의를 인정했다. 김 씨는 실적 압박을 받은 상황에서 다른 고객들의 손실을 메꾸기 위해 이 씨의 돈에 손을 댔다고 진술했다.

이제 관건은 SC제일은행의 보상 문제 여부다. 김 씨가 SC제일은행의 소속된 상태에서 이씨의 돈을 횡령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SC제일은행 측은 이 씨의 신병이 확보되고 경찰 조사가 끝난 후 배상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씨가 혐의를 인정한 뒤엔 신속하게 배상절차를 진행하겠다고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SC제일은행 측은 법적인 범위 안에서 최대한 이 씨에게 유리한 비율로 보상을 결정할 계획이다. 사건 초기 이 씨에게 부적절한 대응을 했던 은행 관계자에 대한 경위도 내부 규정에 따라 조치를 취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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