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노무현 바람' 벤치마킹 조언 많이 들어


 

▲ 박근혜 대표는 ‘청계천’과 ‘사학법’ 두 가지 큰 이슈로 인해 2위 자리로 밀려나고 말았다. 당에서는 “더 이상 친박세력이란 개념은 별 의미가 없어졌다”는 말이 쉽게 나오고 있다.

박근혜 대표는 지난해 두 차례의 재·보궐선거를 완승으로 이끌며 당의 간판으로 우뚝 서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이후 청계천 복원공사의 여파에 밀리면서 이명박 시장에게 1위 자리를 뺏겼다.

표면적으론 ‘청계천’이 이 시장을 부각시키는 모양새였지만, 그 동안 박 대표는 여권으로부터 시시때때로 ‘수첩공주’·‘유신공주’ 등의 비난을 받으며 가랑비에 옷 젖는 꼴의 공세에 시달렸다.

이후 박 대표는 지난해 12월부터 개정 사학법 반대 장외투쟁를 벌이며 대여투쟁의 전면에 섰지만, 오히려 ‘악수’가 됐다. 지지도가 투쟁 전보다 10% 포인트 이상 떨어진 것이다.

박 대표는 ‘청계천’과 ‘사학법’ 두 가지 큰 이슈로 인해 2위 자리로 밀려나고 말았다. 당에서는 “더 이상 친박세력이란 개념은 별 의미가 없어졌다”는 말이 쉽게 나올 정도로 박 대표는 예전의 ‘맹위’를 떨치기 힘들어졌다는 분석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박 대표는 여권의 공세 사정권에서도 비켜서 있는 듯한 분위기다.

현재 한나라당은 ‘이명박의 시대’로 들어서고 있다. 원내를 장악하고 있는 이재오 원내대표는 자타가 공인하는 ‘이명박 사람’이고 차기 서울시장과 경기도지사를 노리고 있는 홍준표·박계동·김문수·전재희 의원들도 친이명박계 사람들이다.

이런 가운데 이 시장은 여권의 견제 대상 1위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지난 2004년 17대 총선 이후 박 대표가 여권의 표적이 됐던 것처럼 이젠 이 시장이 그 자리를 꿰차고 안게 된 것이다.

여권은 이 시장에 대한 공세의 고삐를 잡기 시작했다.

최근 이 시장이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 ‘일부 아시아 정치지도자들이 과거 역사에 얽매여 국가 간의 긴장을 고조시킨다’고 연설한 것에 대해 조기숙 청와대 홍보수석은 “일본의 야스쿠니 참배를 정당화하는 망언을 했다”면서 맹공격했다.

조 수석은 이어 “가장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로 떠오르는 이 시장은 이미 견제가 필요한 실제 권력”이라면서 여권의 공세가 향후 계속 이어질 것임을 밝혔다.

이와 관련 여권의 한 중진 인사는 “이 시장은 경쟁력 있는 대선 후보인 만큼 그에 대한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계속 접수될 것”이라면서 “결정적인 순간에 지도자감인지 아닌지를 가늠할만한 이슈들이 등장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와 이 시장이 여권의 파상 견제에 노출되는 시간이 길수록, 손 지사는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지난 2002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치러진 민주당 경선에서 ‘부동의 1위’를 달리던 이인제 후보는 지지율이 40%를 넘나들었지만, 집중 견제를 버티지 못하고, 결국 한자리수 정도에 그쳤던 노무현 후보에게 대선후보 자리를 내줬다.

손 지사 측의 한 관계자는 “2002년 경선 때의 ‘노무현 바람’을 ‘벤치마킹’ 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지적을 받은 적이 있다”면서 “지금껏 해왔던 대로 미래형 지도자의 이미지를 잘 키워나간다면 결정적인 순간에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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