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추가 인하 기대, 연내 하락되면 기준금리 내릴 가능성 커

▲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사진=뉴시스

[민주신문=정현민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31일(현지시간) 10년 7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이번 금리 인하는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8년 12월 이후로 처음이다.

연준은 전날(현지시간) 이틀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에서 통화정책 기준금리를 기존 2.25~2.50%에서 2.00~2.25%로 0.25%p 내렸다.

연준은 FOMC 종료 후 성명에서 "미미한 인플레이션과 경제 전망을 위한 글로벌 전개 상황에 대한 '함의'에 비춰 기준금리를 인하한다"고 밝혔다.

또 "경제활동 지속적인 확장과 강력한 노동시장 여건, 대칭적인 2% 목표 주변에서의 인플레이션 등이 가장 유력한 결과라는 위원회 견해를 지지한다"면서도 "이런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하다"고 덧붙였다.

제롬 파월 의장은 금리 인하에 대해 "명확히 보험적 측면"이라며 장기적인 금리 인하 사이클의 시작점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예상대로 금리를 내리기는 했지만, 연내 또 한 차례 내릴 것이라고 단정해선 안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번 금리 인하는 파월 의장의 발언과 섞어 '매파적 인하(금융 긴축적)'라는 평가가 나왔다. 이는 한은의 추가 금리 인하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다. 한은이 금리를 더 인하하면 금리 역전 현상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한은은 1.75%에서 1.50%, 연준은 2.25∼2.50%에서 2.00∼2.25%로 금리를 한 차례씩 내리면서 현재 역전폭은 0.50∼0.75%p다. 한은이 금리를 추가로 내리면 역전폭 상단이 1.00%p 차이가 난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파월 의장 발언을 두고 "시장에서는 파월 의장 발언이 덜 완화적이라고 평가하나, 연준이 미국 경기 확장세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고 밝힌 점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투자은행(IB)들이 시장의 평가를 나름대로 본 결과 추가적인 인하에 대한 기대가 여전히 크다"면서도 "미국 상황을 우리나라 인하와 연결시킬 수는 없다"고 부연했다.

이 총재는 한국 경제 여건이 악화할 경우 금리 인하를 고려하겠냐는 기자의 질문에 "경제 상황이 많이 악화되면 당연히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이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배제할 경우 여파를 두고 이 총재는 "일본의 수출규제는 상당히 큰 리스크"라면서도 "일본만의 조치를 가지고 통화정책을 하겠다고 판단할 순 없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연준이 기준금리를 연내 추가 인하한다면 한은도 한 차례 내릴 가능성이 높다고 점쳤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이 금리 인하에 나섰을 때 최소 세차례 금리를 낮춰왔던 사례들을 고려하면 연내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도 "한국은 앞서 금리를 인하했으나 사실상 이번 미국 금리 인하가 확실시된 상태에서 이뤄진 만큼 미국의 추가 금리 인하가 이뤄지면 한국도 추가로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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