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경영·주주가치 제고 의지 대내외 표명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사진=우리금융

[민주신문=정현민 기자] 주가가 약세를 보이고 있는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자사주 사들이기에 나섰다.

3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전일 자사주 5000주를 장내 매입했다. 이번 매수는 올해 들어 다섯 번째로, 손 회장 보유 총 주식은 6만3127주로 늘었다.

관련업계에서는 손 회장의 우리금융 자사주 추가 매입 이유로 종합금융그룹 조기 구축과 주주친화정책 의지의 액션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또 다른 측면에서는 주가 약세에 CEO로서 책임경영을 대내외로 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현재 우리금융 주가는 올 상반기 경상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시현했음에도 약세를 띄고 있다. 국내외 경제가 녹록치 않아 본질 가치 대비 주가가 저평가된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 주가는 지난 6월 기준 1만4500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최근 1만3000원대로 내려왔다.

우리금융 측은 외국인투자자의 지분율이 꾸준히 늘어 역대 최고 수준인 30%에 올라선 점을 주가 반등의 희망적인 신호로 내다보고 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지난 5월 홍콩과 일본지역서 CEO 기업설명회(IR)의 성과로 상반기 중 외국인 지분률이 역대 최고수준인 30.36%까지 올랐다"며 "다음달 말께 미국과 캐나다 지역의 중장기 투자자를 대상으로 IR을 기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우리금융은 지난 24일 금융위원회로부터 동양·ABL자산운용 인수를 승인받고, 25일에는 국제자산신탁과 주식매매 계약을 맺으며 비금융권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차남규 한화생명 대표이사 부회장. 사진=한화생명

이에 앞서 한화생명 CEO들도 책임경영과 주주가치 제고 의지를 다지고자 자사주 매입에 나서기도 했다.

차남규 한화생명 대표이사 부회장과 여승주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 29일 각각 자사주 5만주, 3만주를 장내 매수했다. 이로써 차남규 부회장은 18만4000주, 여승주 사장은 9만8650주의 자사주를 보유하게 됐다.

자본건전성이 경쟁사보다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고있는 한화생명은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에 따른 자본확충 부담과 최근 기준금리 인하까지 겹치면서 주가 하락세가 이어져왔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10월 기준 5400원대로 고점을 찍었던 한화생명의 주가는 최근 2500원대로 반토막 났다.

한화생명의 이번 자사주 매입은 차 부회장과 여 사장의 책임경영과 주주가치 제고의 의지를 직원들에게 전달하는 의미가 담겼다고 알렸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한화생명 주가는 시장금리 하락과 보험업 제도 강화로 회사 가치 및 미래성장 잠재력에 비해서 과도하게 하락했다"며 "CEO들의 자사주 매수는 향후 책임경영과 주가부양의 의지를 대내외로 표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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