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순이익 신한>KB>하나>우리…은행 담보대출 이자가 견인

▲ 신한은행 국민은행 우리은행 사옥(좌측부터). 사진=민주신문DB

[민주신문=정현민 기자] 올해 상반기 한국경제는 일본의 수출규제와 미·중 무역분쟁이란 악재가 겹치며 국내 성장세가 정체되고 기업들의 실적부진을 겪은 가운데, 금융 그룹사들이 역대급 '실적잔치'를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금융 그룹 1·2위 실적을 올린 신한·KB금융은 각각 1조9144억원, 1조8368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3·4위를 차지한 하나·우리금융의 순이익은 1조2045억원, 1조1790억원의 이익을 냈다.

신한금융의 상반기 순이익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6.6% 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KB금융과 하나금융은 지난해보다 각각 4.1%, 7.5% 감소했지만 일회성 요인을 제외하면 경상 기준으로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더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KB금융은 "주식시장 부진으로 인해 순수수료이익이 감소하고 지난해 은행 명동 사옥 매각이익(세후 약 830억원) 등의 요인을 제외하면 경상 기준 작년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하나금융은 "지난 1분기 임금피크 특별퇴직 비용 1260억원 등 일회성 비용으로 우리금융에 3위 자리를 내줬지만, 2분기 순이익이 전 분기 대비 1124억원(20.6%) 증가하면서 다시 순위를 재탈환했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은 "회계처리 변경으로 지배지분 순이익 감소분 780억원을 제외한 경상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면서 "우량 자산을 위주로 자산을 성장시키고 핵심예금 증대를 통한 조달구조를 개선한 영향"이라고 밝혔다.

2분기 순이익도 증가세가 뚜렷했다. 신한금융은 9961억원(8.5%), KB금융은 9911억원(17.2%), 하나금융은 6584억원(20.6%), 우리금융은 6103억원(7.3%)으로 각각 1분기보다 증가했다.

'이자장사'로 14조원 벌어

금융 그룹사들이 성적표에 따라 '역대 최대' 라는 수식어가 붙을 수 있는 원동력은 은행 담보대출 이자 수익 덕분이었다. 이자 이익은 올 상반기에도 증가세가 돋보였다. 금융 그룹사들은 비이자익 확대 등 수익 다변화를 외쳤지만, 여전히 이자 수익이 떠받쳐주고 있었다.

신한금융은 3조9041억원(5.6%), KB금융은 4조5492억원(4.8%), 우리금융은 2조9309억원(6%), 하나금융은 2조8866억원(5.6%)로 지난해보다 각각 증가했다.

하나금융은 "이자 이익과 수수료 이익의 동반성장으로 상반기 핵심이익이 지난해 상반기보다 2.2% 늘며 지난 2005년 지주 설립 이후 최대치를 달성했다"고 말했다.

이들 4대 금융 그룹사들의 상반기에 거둔 이자 이익은 무려 14조2700억원에 이렀다. 그룹별 전체 영업이익에서 이자 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이 각각 70∼80%였다.

지난해보다 많은 비이자 이익을 낸 신한금융(26.7%)를 제외한 KB금융과 하나금융의 상반기 수수료 이익은 오히려 7.3%, 4.7%씩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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