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미래에셋과 함께 핀테크 업체 '네이버파이낸셜' 설립...1000만 네이버페이 사용자에, 향후 인터넷은행 진출 가능성도

국내 1위 포탈업체 네이버가 24일 사내독립기업인 '네이버페이'를 물적분할 해 11월 '네이버파이낸셜'을 설립하고 금융업에 진출한다고 밝혔다. 사진=네이버페이 캡쳐

[민주신문=서종열기자] 검색지존 네이버도 드디어 금융업에 진출한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오는 11월 '네이버파이낸셜(가칭)'을 설립하고 금융업종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고 밝혔다. 간편결제 서비스인 '네이버페이' 사업부를 분사시켜 신설법인을 설립하고 미래에셋금융그룹을 전략적 파트너로 맞이한다. 

금융권은 네이버의 금융업 진출 결정에 벌써부터 걱정이 앞서고 있다. 급성장하고 있는 모바일 금융시장에 네이버가 진출하게 되면서 동종업계 라이벌인 카카오를 비롯해 금융업체들에게도 상당한 파급력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다.

실제 네이버가 분사시키는 네이버페이는 이미 월 1000만명 이상의 결제자를 보유 중이다. 여기에 금융노하우를 보유한 미래에셋까지 우군으로 끌어들였기 때문이다. 

여기에 오는 10월 경 금융당국은 상반기 무산됐던 제3인터넷은행 사업자 선발에 나설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네이버의 경우 기존 인터넷은행 사업자 선정과정에서도 유력한 후보로 거론돼 왔던 만큼 금융권의 긴장감은 그야말로 높은 상태다. 

미래에셋도 5000억원 투자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4일 네이버는 네이버페이 CIC(사내독립기업)을 물적분할 형태로 분사해 '네이버파이낸셜 주식회사(가칭)'를 설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네이버는 임시 주주총회의 승인을 거쳐 오는 11월1일 네이버파이낸셜의 출범을 예고했다. 

신설되는 회사의 신임 대표로는 최인혁 네이버 최고운영책임자(COO)가 겸직할 것으로 보인다. 최 COO는 네이버에서 기술, 서비스, 비즈니스 영역을 총괄하고 있다. 

네이버의 금융업 진출 계획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전략적 파트너로 지목된 미래에셋과의 동맹이다. 미래에셋금융그룹은 신설법인에 약 5000억원대의 투자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는 미래에셋과 지난 2016년부터 펀드 조성 등 전략적인 동맹관계를 유지해오고 있다. 당시 1000억원대 규모의 신성장 펀드를 조성햇으며, 이듬해 6월에는 5000억원대의 상호 지분투자도 진행한 바 있다. 

신설되는 네이버파이낸셜은 일단 핀테크 사업이 주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가 보유한 IT역량과 미래에셋의 금융 노하우를 융합해 생활금융 플랫폼으로 자리를 잡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기술에 주안점을 두고 다양한 금융서비스에 나설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목할 점은 네이버파이낸셜의 전신이 될 네이버페이의 규모다. 네이버페이는 국내 간편결제 서비스 시장의 강자로 군림해왔다. 네이버쇼핑과의 협업을 통해 현재 결제자 수만 월 1000만명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사업을 진행해오며 편의성까지 높인 만큼 새로운 핀테크 사업에서도 강력한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신설 네이버파이낸셜(가칭) 대표로 내정된 최인혁 네이버 최고운영책임자(COO) 사진=네이버 

네이버 관계자는 "돈을 보내는 송금과 달리, 결제는 사용자가 상품을 소비하면서 돈을 지불하는 적극적인 행위"라며 "신규 법인을 통해 금융에서도 새롭고 혁신적인 시도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권 초긴장, 인터넷은행도?

네이버가 금융사업에 본격 진출하면서 금융권의 긴장감은 그야말로 높은 상태다. 특히 미래에셋과의 협업을 통해 금융업에 본격 진출할 경우 상당한 파급력을 갖게 될 것이란 관측이다. 

미래에셋그룹은 주력인 미래에셋대우가 유상증자 등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투자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대우 측은 "아직 구체적인 투자규모나 방식은 정해지지 않았다"면서 "향후 진행과정을 통해 확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래에셋대우는 이에 앞서 지난 6월 '간편결제'를 포함하는 전자지급결제대행업(PG업) 등록을 국내 증권사 중 최초로 완료한 상태다. 

일각에서는 네이버가 생활금융 플랫폼으로 자리를 잡은 후 인터넷은행으로도 진화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경쟁업체인 카카오가 이미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를 통해 간편결제를 기반으로 한 생활금융서비스를 선보인 바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금융당국이 오는 10월 이후 제3인터넷은행 사업자 선정에 나설 것이라고 이미 밝힌 바 있어 시기적으로도 묘하게 얽힌다는 반응이다. 

네이버 측은 "현재까지 인터넷은행으로의 진출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긋고 있다. 하지만 은행을 제외한 보험과 증권 등 다양한 금융서비스는 제공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향후 움직임이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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