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차별 폭행 후 선처 호소한 가해 남편의 두 얼굴...피해자인 베트남 아내 B씨의 결혼 전 행적도 논란

2살 아이가 보는 앞에서 베트남 출신 부인을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남편 A(36)씨가 8일 오전 광주지법 목포지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민주신문=서종열기자] '베트남 아내 폭행사건'이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고 있다. 

베트남 출신 아내 B씨에게 무차별 폭행을 가한 가해 남편 A씨가 법정에서는 선처를 호소하면서 사회적 공분이 이어지는 가운데, 남편 A씨의 전처인 C씨가 과거 자신에게 이혼을 종용하고 모욕을 가했다는 주장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8일 광주지방법원 목포지원은 특수상해 및 아동학대 등의 혐의로 긴급체포된 남편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A씨는 영장실질심사에서 "가정을 꾸려 잘 살아 보려 했다"며 선처를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심사를 마친 이후 취재진 앞에서는 "(아내가) 한국말을 못해 말이 안통했고, 말대꾸를 하는 등 맞을 짓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A씨의 전처인 C씨가 결혼생활을 할 당시 B씨가 이혼을 종용하고, 자신에게 모욕적인 언사를 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C씨는 "폭행을 당한 B씨 역시 한 가정을 파탄냈다"면서 2017년 당시 B씨가 자신에게 보냈던 문자메시지를 공개했다. 

누리꾼들은 얽히고 섥힌 이들의 관계에 대해 "베트남인인 B씨가 한국에 정착하기 위해 A씨를 이용한 것 아니냐" "결국 남편인 A씨가 바람을 피웠고, 폭행을 한 것은 사실인 만큼 A에게 엄벌이 필요하다"는 등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아내는 물론, 아들까지 폭행

전남지방경찰청에 따르면 남편 A씨는 5년 전 전남 영암군의 한 산업단지 내 회사에서 베트남인 B씨를 만난 것으로 보인다. 당시 A씨는 전처인 C씨와 결혼한 상태였으며, 이전에도 한 차례 결혼에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A씨는 베트남인인 B씨와 불륜에 빠졌다. 결국 A씨는 C씨와 이혼한 후 B씨와 결혼했다. 

사건의 발단은 B씨의 임신이었다. 이미 첫번째 부인과 두번째 부인 사이에서 각각 아들들을 두고 있던 A씨는 B씨가 임신하자 낙태를 강요했다. B씨는 체류기간이 만료되자 자신이 키우겠다며 베트남으로 돌아간 뒤 그곳에서 출산했다. 이후 지난 3월 자녀의 한국국적 취득을 위해 A씨에게 호적을 올려달라고 요청했고, A씨는 B씨와 혼인시고를 한 후 친자확인을 위해 베트남으로 갔다. 

이후 지난 5일 영암군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폭행신고가 접수됐다. B씨가 A씨에게 폭행당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경찰은 하루 만에 A씨를 폭행혐의로 긴급체포했다. 경찰은 당시 A씨가 아내를 주먹과 발, 둔기를 사용해 무차별 폭행했고, 이 과정에서 자신의 두발배기 아들에게데 낚싯대를 이용해 폭행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베트남 아내 폭행 사건'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여기에 B씨가 과거에도 꾸준하게 A씨에게 폭행당했다는 진술을 하면서 누리꾼들 사이에서 논란이 되기 시작했다. 

선처 호소 vs 자기 정당화

이번 사건에 세간의 이목이 집중된 것은 바로 남편 A씨의 뻔뻔한 태도가 원인이 됐다. A씨는 자신에게 불리한 법정에서는 선처를 호소했지만, 경찰조사 및 취재진들에게는 자신의 행동이 정당하다는 취지로 답했기 때문이다. 

실제 8일 열린 영장실질심사에서 A씨는 "가정을 꾸려 잘 살아보려 했다"면서 선처를 호소했다. 하지만 구속영장 발부 명령을 받은 후 만나 취재진들에게는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했다. 그는 "베트남에서는 한국말을 잘 했는데, 국내에 오자 말을 잘 알아듣지도 않고, 살림에도 소홀했다"면서 "언어가 달라 생각하는 것도 다르기 때문에 감정이 쌓였다"고 말했다. 또한 경찰 조사과정에서는 "아내가 맞을 만한 행동을 했다"고 주장했다. 

A씨가 아내를 무차별적으로 폭행하는 동영상도 공개됐다. 해당 영상에 따르면 남편 A씨는 아내 B씨를 아들이 보고 있는 앞에서 주먹과 발, 둔기를 사용해 무차별 폭행하는 장면이 고스란이 담겨 있다. 해당 동영상은 아내인 B씨가 휴대전화로 촬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경찰조사에서 "남편이 술만 먹으면 위협하거나 폭행해, 두려움이 컸다"면서 "4일에도 남편이 술을 마시자 폭행당할 것 같아 일단 휴대전화로 촬영했다"고 밝혔다. 

폭행당한 베트남 여성 B씨가 촬영한 동영상. 사진=페이스북 캡쳐

A씨의 무차별 폭행과 이중적인 모습이 전해지면서 사회적 공분은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특히 A씨가 법정에서는 선처를 구하면서도 밖에서는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해당 사건은 언론을 통해 공개되면서 이 사건은 국제적인 논란거리로도 떠올랐다. 베트남 현지 언론들이 이번 사건을 일제히 다루면서 사건이 일파만파로 확대됐기 때문이다. 실제 베트남 현지에서는 이번 사건으로 반한감정이 고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관측도 나오고 있다. 

피해자 B씨에 대한 논란도

이런 가운데 무차별 폭행을 당한 아내 B씨의 과거 행적도 공개되면서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A씨의 전 부인이었던 C씨가 지난 9일 B씨와의 문자메시지를 공개하며 "무차별 폭행을 당한 베트남 여성 또한 가해자인 남편과 다를 게 없다는 한 가정을 파탄낸 사람"이라고 주장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C씨는 "베트남 여성 B씨는 A씨가 유부남일 때 만나 불륜관계였으며, 결국 이로 인해 결혼생활도 파탄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녀는 "가해자인 남편은 폭언과 가정폭력, 육아 무관심, 볼륜 등으로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베트남 여성도 다를 게 없다고 생각된다"면서 "남의 가정을 파탄내고서는 자신은 가정을 잘 이뤄보겠다고 하는 게 너무 속상하고 괴롭다"고 시사포커스를 통해 밝혔다. 

공개된 문자메시지에는 "너 지금 이혼 안 했어? 너 XXX지? 생각 없어? 우리는 지금 너무 사랑해"라며 이혼을 종용하는 내용이 담겼으며, "아줌마 바보 같아" 등 C씨를 비난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사건을 접한 누리꾼들은 "폭행에 치정, 반전까지 막장드라마가 따로 없다" "누구 하나 편들고 싶은 사람이 없지만, 그래도 폭행은 안된다" "아들은 어떡해" 등 다양한 반응을 내놓고 있다. 전남지방경찰청은 해당 사건에 대한 보완수사를 거쳐 남편 A씨를 향후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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