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자와 분청사기 제작했던 가마터 '웅천도요지'...옛것의 매력을 그대로 품고 있는 소사마을도 눈길

    1. 소사마을 이정표 2. 웅천도요지 3. 김씨박물관 4. 김달진 선생의 생가 5. 성흥사 6. 대장동 계곡 (사진_창원시)

[민주신문=양희정 기자] 전통적인 농어촌이었던 웅동1동은 대규모 국책사업인 부산신항 건설과 이에 따른 육상화물 수송을 위한 도로들이 개설되면서 급격한 도시화가 이루어졌으며, 지난 2일에는 신항의 배후도시이자 물류거점인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 두동지구가 준공되면서 창원경제 부흥을 이끌 또 하나의 거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렇듯 웅동1동은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지만, 본래의 매력을 잃지 않았다. 이는 온고지신(溫故知新:옛 것을 익히고 새 것을 안다는 뜻)의 자세라 할 수 있다. 대표적인 곳이 웅천도요지전시관이다.

웅천도요지는 조선전기에 분청사기와 백자 등을 제작했던 가마터로, 경상남도 기념물 제160호다. 인근에 건립된 전시관에는 가마터 출토품을 비롯한 80여 점의 유물들과 조선시대 가마에 대해 전시되어 있다. 보배산 기슭에 자리 잡고 있어 자연의 싱그러움이 느껴지고 도자기 만들기 체험도 가능해 아이, 어른 누구에게나 인기다.

또 옛것의 매력과 가치를 느낄 수 있는 곳으로 소사마을이 있으며, 소사마을은 일제강점기, 일본 해군이 수원지를 만들면서 삶터를 빼앗긴 여러 마을의 주민들이 모여 형성됐다. 탄생비화는 서글프지만 나지막한 흙담과 기와지붕, 정겨운 벽화, 담쟁이와 삐죽 솟은 감나무 등이 골목골목 이어진 모습을 보면 고향에 온 듯 푸근함이 느껴진다.

소사마을에서도 단연 눈길을 사로잡는 곳은 김씨박물관과 김씨공작소다. 젊은 시절 디자이너, 사업가로 활동했던 김현철 관장이 골동품들을 모아놓고 누구나 보고갈 수 있도록 꾸며놓은 곳이다. 학예사는 따로 없지만, 김 관장의 열정적인 설명을 듣다보면 근현대 100년사가 생생하게 와 닿으며, 수십 년 전에는 흔했던 물건들, 또 언젠가 내가 버리기도 했던 물건들을 다시 마주하고 있노라면 세월을 거스른 기분 마저든다. 학창시절 학교 앞 문방구에 온 듯 소소한 장난감과 군것질거리도 파니 이만하면 오감을 만족시키는 타임머신 여행이다.

아울러 김씨공작소 창문 너머로 보이는 초가집들은 시인 월하 김달진 선생의 생가이다. 마당엔 작가의 작품에 등장하는 열무꽃, 비파나무 등이 자라고 있고, 맞은편 김달진 문학관에서는 자필 원고, 도서, 사진자료, 유물과 유품 등을 감상할 수 있다.

또한 웅동1동에는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성흥사도 있다. 신라 흥덕왕 8년(833년)에 무염국사가 왜구를 물리친 것을 기념해 지은 사찰이다. 당시에는 승려 500여 명이 머물렀던 큰 절이었으나 두 번의 화재로 소실되고 1789년 현재의 위치에 자리 잡게 됐으며, 인근에는 대장동 계곡이 있어 여름엔 물놀이를 즐기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입장료도,주차비도 없고 시원한 나무그늘이 있으니 휴일을 보내기엔 제격이다. 계곡이 계단식으로 정리돼있어 아이들에게도 위험하지 않다. 시원하게 발을 담그고 놀 만한 곳으로 용추폭포도 추천한다. 바위에서 떨어지는 물줄기는 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된다.

이렇듯 웅동1동은 신라, 조선, 근대에 이르기까지 오랜 역사와 문화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새로움으로 옛것을 덮어버린 것이 아니라, 시대의 변화를 따라가며 차곡차곡 탑을 쌓고 있는 것이다. 신항의 배후지구인 두동지구 준공으로 또 한 번의 큰 변화를 앞두고 있지만, 온고지신의 자세로 웅동1동 특유의 푸근한 매력을 지켜낼 것이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민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