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 장기화에 생산비용도 증가...HP·MS·구글·아마존 등 동남아로

중국 충칭에서 노트북을 생산해왔던 글로벌 IT기업 HP가 최근 중국 내 노트북 생산량을 1000만대 이하로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AP/뉴시스

[민주신문=서종열기자] 글로벌 IT기업들의 중국탈출이 이어지고 있다. 

3일 해외매체인 닛케이아시안리뷰는 중국에 생산기지를 설립해 운영해왔던 글로벌 IT기업들의 최근 동남아시아 등지로 생산기지 이전을 추진하거나 중국 내 생산물량 축소를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글로벌 IT기업들이 미-중 무역갈등에 따른 불확실성이 여전하고, 중국 내 생산비용이 증가하면서 중국을 떠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중국에 진출했던 글로벌 IT기업들 중 상당수가 이미 중국 내 생산설비 축소나 동남아로의 이전을 진행 중이다. 중국 충징에서 노트북을 대량으로 제조하고 있는 HP는 올해 노트북 생산목표량을 1000만대 이하로 줄여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 대비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델컴퓨터는 아예 대만과 베트남, 필리핀으로의 생산설비 이전도 준비 중이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소니, 닌텐도 등 게임단말기 제조업체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MS는 태국과 인도네시아로, 아마존은 베트남에 설비 이전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계 기업들도 중국에서 빠져나오는 분위기다. 중국계 IT기업인 레노보와 대만계 기업인 아수스, 에이서 등이 현재 중국 대신 새로운 생산기지를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IT기업들이 이처럼 중국 내 생산설비를 이전하거나 생산량 감소에 나서는 것은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 말 열렸던 오사카 G20 정상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주석이 만나 무역전쟁에 대한 일정부분 합의가 있었음에도 무역분쟁에 따른 불확실성이 여전하다고 보고 있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과거 파격적으로 낮은 인건비와 전폭적인 지원을 아까지 않았던 중국의 입장이 과거와 달라진 점도 글로벌 IT기업들의 탈출을 부채질하고 있다. 중국 내 인건비 상승과 환경비용이 추가되면서 기업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어서다. 

국내 증권사 한 관계자는 "글로벌 IT기업들이 무역분쟁과 중국 내 인건비 상승으로 중국을 벗어나 신흥국인 동남아로의 이전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본격적인 설비 이전이 시작되면 중국의 경기침체이 더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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