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라일·KKR 등 대형 사모펀드(PEF) 인수후보로 거론...웅진, 코웨이 올해 안에 재매각 마무리 

웅진그룹이 코웨이 재매각 방침을 밝히면서 향후 코웨이 인수후보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민주신문DB

[민주신문=서종열기자]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이 '자식 같은' 코웨이를 결국 다시 토해냈다. 

웅진그룹은 지난달 27일 재무적리스크의 선제적 대응 차원에서 웅진코웨이를 재매각하겠다고 밝혔다. 예상치 못한 재무리스크로 인해 그룹경영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판단한 결과, 웅진코웨이를 선제적으로 매각해 부채를 정리하겠다는 의도다. 매각 대상은 웅진코웨이 지분 25.08%며, 매각자문사는 한국투자증권이다. 

윤석금 회장은 당초 2조원대에 달하는 엄청난 자금을 투입해 코웨이를 6년만에 되찾아왔다. 하지만 그룹 내 또다른 계열사인 웅진에너지가 예상 외의 감사의견 거절을 받으면서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게 됐고, 이로인해 지주사인 (주)웅진의 신용등급도 하락했다. 결국 코웨이 인수과정에서 차입한 부채의 금리가 올라가면서 심각한 재무적 위협 상황에 직면하게 된 셈이다. 

웅진그룹은 "웅진코웨이를 다시 매각하게 돼 송구하다"며 "시장의 충격을 최소화하고 그룹이 피해를 받지 않도록 1년 내에 코웨이를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예정된 재앙? 한투證 책임론 솔솔

재계에서는 이번 웅진그룹의 코웨이 재매각은 예고된 재앙이었다는 반응이다. 웅진그룹이 인수자금의 대부분을 차입을 통해 조달하면서 막대한 금융비용이 결국 부담이 될 것으로 내다봤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웅진그룹의 코웨이 인수전에서 1조6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자금을 융통해준 한국투자증권에 대한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다. 웅진그룹의 재무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수수료장사에만 매진하다 결국 재매각 사태를 촉발시켰다는 지적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웅진그룹이 코웨이를 인수하는 데 들인 1조9835억원의 비용 중 80%에 달하는 1조6000억원을 조달했다. 1조1000억원은 인수금융으로 지원했으며, 5000억원은 웅진씽크빅의 전환사채(CB)를 인수했다. 

이로 인해 웅진그룹이 감당해야 할 이자비용만 연 1000억원대를 넘어선 상태다. 인수금융의 만기가 5년, CB만기가 8년이란 점을 감안하면 해마다 1000억원대 이상의 이자를 내면서 1조6000억원의 원금을 갚는 것은 부담일 수밖에 없다는 게 금융권의 분석이다. 

그렇다면 한국투자증권은 원금에 이자부담도 어려워질 수 있는 웅진그룹에 왜 이처럼 막대한 규모의 대출을 단행할 걸까. 이에 대한 실마리는 한국투자증권이 웅진그룹에 제공한 1조1000억원대의 인수금융을 통해 얻게 되는 거액의 수수료를 보면 짐작된다. 금융권에서는 한국투자증권이 인수금융 주선만으로도 연 120억원대 이상의 수수료 수익을 챙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다시 한국투자증권이 코웨이 매각자문사를 맡게 된 것도 논란이 되고 있다. 최소 2조원대 이상에 코웨이를 매각해야 하는 웅진그룹의 입장과 달리, 한국투자증권은 인수금융과 금융비용을 포함한 1조7000억원 정도에도 매각 주선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인수후보들과 물밑 접촉

코웨이가 다시 매물로 등장하면서 투자은행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주관사를 맡고 있는 한국투자증권은 이미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를 비롯해 다양한 곳과 물밑 접촉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한투 측의 설명에 따르면 이미 10여곳의 업체들에 인사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글로벌 사모펀드(PEF)들의 관심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특히 4대 대형 PEF로 불리는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과 칼라일그룹 등을 비롯해 국내 대기업들과도 접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이처럼 코웨이에 높은 관심을 보이는 것은 코웨이가 여전히 매력적인 인수후보이기 때문이다. 코웨이는 국내 렌털 시장에서 점유율 50%(상위 7개사 기준)를 넘어설 정도로 탄탄한 아성을 굳히고 있으며, 성장세도 여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신사업을 고려하거나 기존 렌털업체들의 관심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게 금융권의 판단이다. 

그러나 인수후보로 거론되는 국내 대기업들의 반응은 신통찮다. 코웨이 인수후보로 거론되는 국내 기업들은 이미 렌털사업에 진출한 LG전자와 SK네트웍스, 현대백화점 등이다. 여기에 2012년 당시 코웨이 인수전에 참여했던 CJ그룹과 GS그룹도 잠재후보로 분류된다. 

LG전자는 "코웨이 인수와 관련 공식적인 내용은 없다"고 밝혔다. 2009년 정수기를 출시하며 렌털사업에 나선 LG전자는 코웨이와이는 다른 직수형 정수기가 주력으로, 현재 자체 사업 강화에 매진하고 있다. SK그룹의 SK매직은 2020년 유가증권 상장을 목표로 기업가치 극대화에 집중하고 있어 코웨이 인수에는 관심이 없다는 반응이다. 

2012년 예비입찰에 참여했던 CJ그룹은 "글로벌 시장 확대에 그룹의 역량을 집중시키고 있다"며 "코웨이 인수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GS그룹 역시 코웨이 인수에는 관심이 없다는 반응이다. 

그러나 재계 한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매각 계획이나 규모가 공개되지 않았고, M&A(인수합병)의 특성상 전략노출을 피하기 위한 제스처일 수도 있다"며 "본격적인 움직임은 공개매각이 마무리돼야 확인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민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