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정용' 리더십에 선수들 헌신으로 준우승...역대 최고 성적에 기대되는 카타르월드컵

17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린 FIFA U-20 월드컵 대표팀 환영식에서 대표팀 선수들이 정정용 감독을 헹가래 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민주신문=서종열기자] 세계 정상 바로 턱밑에서 결국 멈췄다. 하지만 정상을 밟은 우크라이나보다 세계의 시선은 대한민국에 집중됐다. 바로 20세 이하 선수들이 출전했던 FIFA 주관 U-20 월드컵 국가대표팀의 이야기다. 

지난 16일 우리나라 대표팀은 폴란드의 우치경기장에서 열린 2019년 국제축구연맹(FIFA) U-20월드컵 결승전에서 우크라이나에 1-3으로 패했다. 역대 최고의 성적을 기록했던 1983년 4강신화를 넘어 결승전까지 올라갔지만, 결국 막판에 정상을 밟진 못했다. 

대회 초만 해도 U-20 대표팀의 경기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스페인 라리가에서 뛰고 있는 이강인 선수가 대표로 선발됐지만, 무명의 감독에 K-리그 선수들로 구성된 대표팀의 면면이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대진운도 좋지 않았다. 축구강국으로 불리는 포르투칼과 아르헨티나가 한조에 속했고, 만만찮은 실력을 가진 남아프리카공화국도 경쟁상대였기 때문이다. 조별예선이 시작됐던 지난 5월25일 포르투칼과 첫번째로 만난 우리나라를 결국 1-0으로 패전을 기록했다. 

하지만 반드시 잡아야했던 남아공과의 2차예선전에서 1-0으로 승리하며 반전을 시작했다. 그리고 최대 난관 중 하나였던 아르헨티나와의 3차 조별예선에서 2-1로 신승하며 드라마를 쓰기 시작했다. 

토너먼트로 치러지는 16강전부터는 그야말로 영화의 한장면이었다. 16강전 상대로 만난 숙적 일본과의 경기는 힘겨운 경기가 마지막을 향하던 후반 40분경 최준이 올려준 센터링에 오세훈이 머리를 살짝 갖다데면서 결국 골을 만들었다. 그리고 경기는 그대로 끝났다. 

아프리카의 강호 세네갈과의 8강전은 축구경기에서 볼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보여준 경기였다. 연장까지 치러진 8강전의 최종 스코어는 3-3이었고, 결국 승부차기에서 한국이 승리했다. 이후 4강전에서 에콰도르를 잡으며 사상 최초로 결승전에 올랐다. 

결승전에서는 유럽의 강호 우크라이나를 맞아 치열한 접접을 펼쳤다. 경기 내용도 좋았다. 이강인 선수가 전반 5분만에 페널티긱으로 골을 만들어내며 경기를 주도했다. 하지만 체격과 체력, 스피드로 무장한 우크라이나는 결국 경기를 원점으로 만들었고, 역전승을 거두며 트로피를 가져갔다.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9일 청와대 본관에서 피파 U-20 국가대표 선수단과 만찬에 앞서 기념촬영 하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다만 대회 최우수성수에게 수여하는 '골든볼'은 이강인 선수가 수상했다는 정도가 위안거리였다. 

선수들 중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이가 이강인이었다면 스텝 증에서는 정정용 감독이 관심을 받았다. 강한 상대를을 연이어 만났음에도 적재적소에 맞춘 전략으로 국가대표팀 사상 최초 준우승에 올랐기 때문이다. 

그라운드에서 다리가 쥐 날 정도로 뛰었던 선수들 역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잇딴 선방으로 '빛광현'이란 닉네임을 얻게 된 강원FC의 이광연 선수는 자신과 같은 포지션인 선수들을 격려하며 공을 도리는 겸손함을 보이기도 했다. 

축구전문가들은 이번 대표팀의 쾌거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 이들은 정 감독이 보여준 신뢰의 리더십과 선수들의 혼연일체가 세계대회 준우승이란 결과를 가져왔다고 보고 있다. 

축구로 인해 즐거웠던 한달. U-20월드컵 대표팀에 속했던 선수들 중 상당수는 내년 카타르월드컵에서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동생들이 보여준 좋은 성적을 내년에는 형님들이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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