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지원·혜원 등 3남매, 50:33:17 비율로 합의...상속세 마련 위한 지분매각, 지분율 변동은 없을 듯 

왼쪽부터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박지원 두산그룹 부회장, 박혜원 두산매거진 부회장 순. 사진=민주신문DB

[민주신문=서종열기자] 두산그룹 오너 일가가 故박용곤 명예회장의 지분 정리에 나섰다. 

지난 3월 별세한 故박용곤 명예회장은 슬하에 정원·지원·혜원 등 3남매를 두고 있다. 이들 3남매는 약 50:33:17의 비율로 아버지의 (주)두산 지분을 물려받을 예정이다. 

故박용곤 명예회장의 지분을 상속받게 됐지만, (주)두산의 지분율은 크게 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상속세 마련을 위해 기존 지분을 매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사실상 현재의 지분율을 그대로 유지할 것이란 관측이다. 

두산그룹은 (주)두산이 지주사로 그룹 내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으며, 박용성 전 회장, 박용현 연강재단이사장,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등 총수일가와 친인척, 그리고 그룹 내 재단들이 (주)두산의 지분 47.23%를 보유 중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선친인 故박용곤 명예회장의 (주)두산 지분 28만9165주 중 14만4583주를 상속받았다. 차남인 박지원 두산 부회장은 9만6388주, 박혜원 두산매거진 부회장은 4만8194주를 받게 됐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상속지분 분할이 아직 완료되지 않아 상속인들 사이에 잠정 합의비율에 따라 각각의 소유주식에 추가해 넣을 것"이라고 밝혔다. 상속이 완료되는 과정에서 비율이 다시 조정될 수 있지만, 지분율 차이는 크지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해당 주식을 물려받게 되면 박정원 회장의 (주)두산 지분율은 기존 7.33%에서 7.41%로 상승하게 된다. 박지원 부회장과 박혜원 부회장도 각각 4.94%, 2.46%로 늘어난다. 지분율이 늘기는 하지만, 증가폭은 최대 0.08%p 정도인 셈이다. 

(주)두산의 최대주주였던 故박용곤 명예회장의 지분을 물려받는데 자녀들의 지분율이 이처럼 소폭만 증가한 이유는 뭘까. 정답은 상속세 때문이다. 박정원 회장 등 3남매는 상속세 마련을 위해 지난달 30일 보유주식 일부를 시간외매매로 처분했다. 박정원 회장이 (주)두산의 지분 13만170주, 박지원 부회장은 8만6780주, 박헤원 부회장도 4만3390주를 주당 9만3000원에 매각했다. 

이들 3남매가 처분한 총주식수는 26만340주로, 故박용곤 명예회장이 생전 보유했던 28만9165주와 큰 차이가 없다. 사실상 아버지의 지주사 지분을 물려받게 됐지만, 지주사의 지분율은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두산은 이미 4세 경영에 돌입한 상태"라며 "4세대에서도 형제경영이 이어질지는 미지수이지만, 일가들이 모두 지분을 보유하는 지배구조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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