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8일 내년 총선 책임질 원내대표 선출예정...김태년·이인영·노웅래 등 3파전 1强2弱 예상 

내년 총선을 지휘할 더불어민주당의 원내대표 선거가 다음달 8일 진행될 예정인 가능성 유력 후보로 거론 중인 (왼쪽부터) 김태년 의원, 이인영 의원, 노웅래 의원 순. 사진=뉴시스

[민주신문=김병건기자] 집권 여당의 원내대표 경선이 막바지로 향하고 있다. 

원내대표에 대해 일반인들은 국회의원들이 가지고 있는 여러 직함 중 한 가지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원내대표의 권한은 때로는 당 대표를 뛰어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정기국회 기간에는 당론의 방향을 결정하고 조율하는 역할을 한다. 입법사항과 관련하여 원내정당 간의 갈등이 첨예할 경우 국회의장의 중재 하에 원내대표들끼리 협의하는 경우가 많다. 

국회 내에서 교섭단체 원내대표 간의 합의가 없다면 가능한 일은 거의 없다. 최근 패스트 트랙 관련해서 수많은 논란도 결국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합의해주지 않아서 벌어진 일이다. 나경원 원내대표가 당선되고 홍영표 원내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농담으로 “여·야가 합의하면 남자가 임신하는 것 빼고 다 가능하다”라는 말이 나왔을 정도다.

홍영표 원내대표에 대한 민주당 내부 평가

민주당 홍영표 현 원내대표에 대한 내부적 평가를 보면 다음 원내대표를 예상할 수 있다. 홍영표 원내대표에 대해서 원내대표 당선 이후 더불어민주당과 야 4당과의 관계가 악화의 악화를 거듭했다. 야당과 한 번도 좋았던 기간이 없었다. 

특히 자유한국당의 근거 없는 정치공세에 너무 쉽게 밀렸던 모습과 야당의 실기에 대해서 공격적으로 압박하지도 못했다. 

전임 원내대표였던 우원식 의원도 단호히 반대했으나, 홍영표 원내대표가 당선 이후 ‘국회 정상화’를 빌미로 한 자유한국당의 정치공세에 밀려 어쩔 수 없이 의혹만을 가지고 드루킹 댓글 조작 특검을 수용했던 것과 지난 2018년 중·후반부터 이어졌던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의 지지율의 동반 하락을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점 등이 대표적이다. 

이로 인해 당 내부 일각에서는 “집권여당이 야당들의 끝없는 당리당략과 정쟁 유발 앞에 온순한 양처럼 너무 쉽게 일방적으로 끌려 다녔다”라는 평가 또한 받고 있다. 

결국 여의도 정가에 자유한국당과 청와대만 있을 뿐 여당이 정국을 주도했다고 할 수는 없다.

3인 3색 20대 마지막 원내대표

더불어민주당의 20대 국회 마지막 원내대표 선거전은 다음 달 8일 선거를 앞두고 있다. 원내대표 선거는 현역 국회의원들이 무기명으로 선출한다. 즉 당원의 생각으로 표현되는 ‘당심’이라든가, 대중적 인지도와는 거리가 있다. 정치를 잘 알지 못하는 일반인들이라면 결과에 의문을 갖는 경우도 흔하다. 

의원들은 어떻게 투표를 할까. 단순하게 능력이 있거나 반드시 필요한 사람이라고 선출하지는 않는다. 개인적 친소 관계, 의원 자신이 속한 정치 세력 이해 등 대단히 주관적인 이유만으로도 선출되는 경우가 많다.

▲ 첫 출마 선언 이인영 

이인영 의원에 대해서 대중적 인지도는 떨어진다. 일반인이 알고 있는 것이라고 전대협 의장 출신 정도다. 야당에서 주장하는 전대협 출신운동권(?)의 큰형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학생 운동 순수성을 위해서 우상호(당시 전대협 부의장)의원과 더불어 10년간 정치를 하지 않기로 했고, 정확히 10년 후에 정치권에 투신했다. 

이인영 의원은 이번 출마가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5년 2월 전당대회 당 대표 선거에 출마했다. 일각에서는 친문계열인 ‘부엉이모임’의 지지를 받고 전략적인 지원을 받는다는 이야기는 나돌면서 여의도 정가에서는 소문이 아닌 사실처럼 받아들이고 있다. 다만 부엉이모임이 그 이름만큼이나 소문처럼 정치적 파워는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지난 지방선거를 비롯해서 당 대표 선거까지 정치권 용어로 말하자면 ‘현찰’은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서다.  결국 당선 가능성은 있으나 ‘당선이 될 것이다’라고 예측하기는 어려운 상황인 셈이다. 

더욱이 이해찬 당 대표가 내년 공천에서 모든 현역은 경선을 할 것이고, 1년 전에 미리 예측이 가능하도록 하고, 당 지도부의 전략적 선택은 없을 것이라고 일찌감치 선언을 한 상태라 내년도 공천이 원내대표 경선에 미치는 영향력은 한정적이라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 또다시 실패는 없다. 노웅래 

노웅래 의원은 원내대표 삼수생이다. 1차에서 컷오프 당했고, 작년에는 홍영표 의원에게 완패했다. 출마한 후보 중에 가장 정파적 색깔이 옅다. 반면 동료 의원들들의 평가는 굉장히 다양하다. 

가장 많이 듣는 말은 ‘소리 없이 강하다’다. 그도 그럴 것이 박근혜 전 대통령이 안종범 전 청와대 수석에게 지시해 전경련을 모금 창구로 해서 재벌들에게 774억 원을 불법 모금한 비리 부정을 처음으로 밝혀냈다. 

뿐만 아니라 이화여대가 편법으로 학칙을 개정하여 비선 실세 최순실의 딸인 정유라를 체육특기생으로 불법 입학시키고, 학교에 나오지 않았는데도 성적과 출석을 다 인정해 준 부당한 학사관리 특혜 문제를 처음으로 제기했었다, 

지난 대선에서 관심을 받았던 안철수 후보의 ‘지하철 1호선 지상구간 지하화’ 공약에 영감을 줬던 경의선 숲길 공원 조성사업도 주도했다. 당시 그는 철도시설공단과의 협상을 통해 경의선 숲길 공원 부지를 무상임대 형태로 관철시켰고, 이 사업은 2016년 서울시 선정 가장 잘한 정책 2위에 선정됐다. 현재 경의선 숲길은 마포구민뿐만 아니라 주변에서도 마포를 찾는 계기가 됐다. 

또 다른 의원은 “왠지 부담스럽다. 잘 모르겠다”라는 평가를 내놓았다. 의원회관의 12년 차 보좌관은 본지와 만난 자리에서 ‘꼴찌는 노웅래’라고 단정하기까지 했다. 왜냐는 질문에 “의원들 사이에 그렇게 인기 없는데 왜 자꾸 출마하시는지 모르겠다”라고 할 정도다. 의원들과 친소를 떠나 인지도 떨어졌다는 평이다. 

반면 또 다른 최고위원실 보좌관은 노웅래 의원의 당선 가능성에 대해 “이번 원내대표 경선은 원내대표가 일을 많이 해야 하는 자리가 아니니 미안한 마음에 노웅래 의원을 지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또 “초선이나 재선의 입장에서 노웅래 의원의 삼수에 노력하는 모습이 다음 또는 10년 후 자신의 모습으로 보일 수 있고 실제로 그런 동정표에 의해서 당선된 사례가 여·야 막론하고 많이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 대세론 외치고 싶었던 김태년 

김태년 의원은 민주당 내부에서 ‘똘똘이’로 통한다. 사실 이인영 의원만큼 일반 국민들에게 인지도가 높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원내 의원들 사이에서는 김태년 의원의 업무 능력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특히 추미애 대표 체제에 이어 이해찬 대표 체제에서도 정책위 의장을 연임할 정도로 당 지도부의 신임을 받고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당 지도부와 친문계의 지원을 받으며 차기 원내대표 경쟁구도에서 가장 유리한 입지를 점유하고 있다. 19대 의원 시절 당시 이해찬 대표의 비서실장을 역임했을 정도로 이해찬 사람으로 평가받고 있다. 범 이해찬 계, 특히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과도 막역한 사이로 알려져 있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김 의원은 정책적 판단능력과 추진력은 탁월하되 당내에서 독선적이라는 지적을 받는 게 흠”이라고 했다.

변수와 관전 포인트

자! 그렇다면 이번 원내대표 쟁탈전에 대한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살펴보자. 먼저 김태년 의원이 1위, 노웅래 의원이 2위, 이인영 의원이 3위가 되는 시나리오다. 

이 경우 3위 이인영 후보를 지지했던 표들이 결선에서 노웅래 후보 지지하여 노웅래 의원을 결국 최종 당선시킬 것이란 관측이 많다. 

2번째 시나리오로는 김태년 1위, 이인영 2위, 노웅래 3위의 경우다. 이 경우 역시 노웅래를 지지했던 표들이 이인영을 지지하게 되면서 최종적으로 이인영 의원이 원내대표에 오를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여의도에서는 현재 위의 2가지 시나리오가 많이 회자되고 있지만,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항상 1위는 김태년 의원이라는 사실이다. 즉 말이 좋아서 시나리오지만 김태년이 1강인 것만큼은 확실하다. 

앞선 시나리오에서 3위의 표가 의외로 적게 나온다면 그냥 김태년이 무난하게 원내대표가 당선된다는 이야기도 역으로 성립된다. 하지만 강력한 2위가 있다면 이야기는 다시 복잡해진다. 

또 다른 변수는 ‘부엉이모임’과 ‘민평련’의 득표력이다. 이들 모임에 대한 득표력은 몇 차례 간접적으로 확인된 바 있다. 여의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이들 모임이 SNS상에서 엄청난 지지를 받고 있지만, 표로 연결되는 못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래서 ‘현찰은 없고 채권만 많은 부자’라고 비아냥댄다. 

이번에도 득표가 적다면 경기지사, 당 대표에 이어 3번째 타격을 받을 수 있어 종이호랑이 대접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여의도 민주당 출입 기자들끼리 하는 농담 중 달 탐사로 예산을 야당과 협상한다면 김태년 의원은 각종 자료를 가지고 가서 협상을 하는데 상대가 실수하는 순간을 포착해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스타일이고, 이인영 의원은 우리가 왜 달에 가야 하는지, 인간의 도전의 역사를 강의할 것이며, 노웅래 의원은 수 만 페이지 자료를 제공하고 한 페이지 한 페이지 설명해서 상대를 질려 버리게 하는 스타일이라고 농담을 한다. 

이처럼 저마다 색깔이 확연하고 다르지만, 공통점도 있다. 3명의 후보 모두 내년 총선 승리를 목표를 이야기한다는 점이다. 

집권여당의 원내대표 자리를 놓고 본격적인 경쟁모드에 들어간 3명의 리더들이 어떤 선택을 받을지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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