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ㆍMSC 협력 확대 모색 유럽행…해운재건 5개년 계획 힙입어 동맹 정식 가입 가능성도 커져

배재훈 현대상선 사장.

[민주신문=허홍국 기자] 배재훈 현대상선 사장이 글로벌 현장경영 통해 본격적인 해운업 재도약의 시동을 걸었다.

국내 유일의 국적선사로서 유럽 주요 화주와 글로벌 선사들과 스킨십을 통해 외연을 확장하며 옛 해운강국의 명성 되찾기에 나서는 모습이다.

23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취임한 배 사장이 유럽 덴마크와 스위스를 방문, 해운동맹을 맺고 있는 Maersk(머스크), MSC 등 글로벌 선사들과 접촉에 나서며 협력을 꾀하는 행보에 나섰다.

지난 22일 런던으로 출발한 배 사장은 영국 런던에 위치한 현대상선 구주본부를 방문해 지역별 특성에 맞는 영업 전략을 수립하고, 주요 화주들과 미팅을 통해 고객과 신뢰 강화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아울러 배 사장은 국제해사기구(IMO) 임기택 사무총장과 2020년 황산화물(SOx) 규제와 향후 있을 이산화탄소(CO2)배출량 규제에 대한 의견도 나눈다.

세계 최대 해운동맹 접촉

여기서 눈여겨 볼 대목은 글로벌 1위 선사 머스크와 2위 MSC와 접촉이다. 이 두 선사는 세계 최대 해운동맹인 2M으로 불리며, 글로벌 해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글로벌 선사들은 사실상 독자적으로 세계 모든 지역에서 선박을 운영하거나 영업하기 어려워 다른 선사와 동맹을 구성해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현대상선은 지난 2017년 3월 맺은 전략적 협력관계가 내년 3월이면 종료된다. 이 당시 MOU명칭은 2M+H 얼라이언스 본 계약 서명식이었다. 내년 초면 또 다시 기존과 다른 얼라이언스에 가입하거나 별도 MOU를 체결해야 한다.

반대로 현대상선 입장에서도 꼭 필요하다. 글로벌 선사로서 동맹을 통해 경쟁력을 갖춰야 하기 때문. 아직까지 정식 2M동맹에 가입한 것은 아닌 측면도 있다. 현대상선은 2M과 전략적인 업무협약을 통해 회사의 재무 및 실적에 따라 협력 강도를 높이기로 한 바 있다.

해운 재도약의 발판 마련

이번 배 사장의 2M 접촉은 정식 얼라이언스 가입 가능성 타진해 보는 자리 겸 해운업 재도약의 발판 마련이라는 시각이 크다. 현대상선은 채권단인 산업은행과 지난 2016년 3월 자율협약을 맺은 뒤 용선료 협상, 혹독한 구조조정 등 채권단 요구사항을 이행하면서 같은 해 7월 졸업했다. 부채비율은 이 과정을 통해 5000%에서 200%대로 줄인 바 있다.

이 배경에는 지난 2007년에 발생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시작으로 불거진 세계 경제의 불경기가 자리 잡고 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는 미국 초대형 모기지론 대부업체들이 파산하면서 시작된 글로벌 금융시장 신용경색의 연쇄적인 경제위기다. 이 사태로 퍼진 연쇄적인 불경기 여파는 글로벌 해운업도 빗겨가지 못했다.

정부 지원도 해운업 재도약 발판 마련이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현대상선이 국내 유일 국적선사로서 한때 세계 8위였던 한진해운의 옛 해운명성을 되찾아올 기회이자 여건이 조성됐기 때문.

현대상선 컨테이너선 '현대 드림호'

해운재건 5개년 계획 긍정적 

대표적인 정책으로는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을 들 수 있다. 이 정책은 지난해 발표된 해운업 육성 정책으로 오는 2022년까지 국내 해운사업 매출 51조원까지 늘리고, 세계 14위 수준인 현대상선을 10위권 안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게 주요 골자다.

이를 위해 정부는 오는 2021년까지 국적선사 선박 200척을 발주해 현대상선을 지원할 예정이다. 정부 최종 목표는 세계 5위 수준의 글로벌 경쟁력 회복이다.

현대상선은 지난 2010년 2월 국내 업계 최초로 AEO(공인 경제 운영자) 인증 AA등급을 획득하고, 같은 해 6월 부산신항 터미널을 개장한 바 있다. 주요 사업은 해상화물 운송사업, 해상화물 운송주선업, 해운중개업, 해운대리점업, 선박대여업, 선박관리업 및 안전관리 대행업, 무역업, 항구 및 기타 해상터미널 시설 운영업 등이다.

오는 26일 귀국 예정인 배 사장은 해외현장 방문 이후 울산, 마산 등 국내 1인 주재 사무소까지 직접 모두 방문하는 현장경영을 이어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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