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정대행업체 4곳과 공모 먼지ㆍ황산화물 배출 농도 속여 4년간 배출

여수국가산단전경. 사진=뉴시스

[민주신문=허홍국 기자] 여수국가산업단지에 소재한 LG화학 등 235개 기업이 대기오염 측정대행업체와 짜고 대기오염물질 측정값을 축소해 조작하거나 허위 성적서를 발행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무엇보다 4년간 미세먼지 2차 원인물질을 지속적으로 불법 배출해왔다는 점에서 사업장 대기오염물질 자가측정 제도 개선과 관련 기업들의 엄정 처벌이 불가피하다.

17일 영산강유역환경청은 2018년 3월부터 최근까지 광주ㆍ전남 지역의 대기오염물질 측정대행업체 13곳을 조사한 결과, 여수 산단 지역 다수의 기업들이 4곳의 측정대행업체와 짜고 먼지ㆍ황산화물 등의 배출농도를 속인 것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적발된 측정대행업체는 (유)지구환경공사, ㈜정우엔텍연구소, ㈜동부그린환경, ㈜에어릭스로 등 4곳이다.

이들 업체는 측정을 의뢰한 235곳 배출사업장에 대해 지난 2015년부터 4년간 대기오염물질 측정값을 축소해 조작하거나 실제로 측정하지 않고 허위 성적서를 발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같은 기간 여수에 소재한 대기업 공장인 LG화학 여수화치공장, 한화케미칼 여수1ㆍ2ㆍ3공장, 에스엔엔씨, 대한시멘트 광양태인공장, 남해환경, 쌍우아스콘 등 6곳과 짜고 불법적으로 대기오염물질을 배출했다.

이들 공모 사업장은 불법행위 조사를 마치는 대로 검찰에 송치될 예정이다.

대기오염물질 배출 사업장은 규모에 따라 사업장의 대기오염물질 배출 농도를 자체 측정하거나 자격을 갖춘 측정대행업체에 의뢰해 배출수준을 자율적으로 확인하고 적절한 대책을 취해야 한다.

4년간 대기오염물질 측정값을 조작하거나 허위로 발급한 건수는 총 1만3096건으로 조사됐다.

4곳 측정대행업체 허위 조작은 직원 1명이 같은 시간대에 여러 장소에서 대기오염물질 농도를 측정하거나, 1인이 하루동안 측정할 수 없는 횟수를 측정한 것으로 기록한 방식이다. 이 경우는 8843건으로 조사됐다.

여수국가산단 한 기업과 대기오염 측정 대행업체 간 대기오염물질 측정 공모 카톡 내용. 사진=환경부

또 실제 측정값을 축소한 건수는 4253건으로 파악됐다. 이 건수는 측정을 의뢰한 대기업 담당자로부터 오염도 측정값을 조작해 달라는 내용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문자를 파악해 측정 조작의 공모 관계를 확인한 경우에 한한 것이다.

또한 측정값을 축소해 조작한 경우엔 먼지, 황산화물, 질소산화물 등 대기오염물질 주요 항목별로 분석한 결과 측정값은 실제 대기오염물질 배출농도의 33.6% 수준으로 낮게 조작됐다. 먼지는 미세먼지 1차 원인물질이고, 황산화물, 질소산화물 등은 미세먼지 2차 원인물질로 분류된다.

이와 관련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공식 사과문을 내고 “LG화학은 이번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해 참담한 심정으로 막중한 책임을 통감하며 모든 분들께 머리 숙여 깊이 사죄드린다”며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다하기 위해 관련 생산시설을 폐쇄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화케미칼 측은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고,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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