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정 정무 수석

[민주신문=김병건 기자] 15일 오후 기자들끼리 대화하면서 “혹시 강기정 정무 수석이 반문(反文) 아닐까?”라는 농담이 나왔다. 1월 초 임명된 강기정 정무 수석이 최근 인사문제로 인해서 야권의 반발에 대해서 어떤 노력을 하는지 의문을 제기하던 자리에서 나온 말이다. 정무수석이라면 사실 여당보다는 야당을 더 많이 만나고 설명하고 설득해야 하는 자리다. 

청와대에서 인사 청문 요청을 국회에 보내면 야당은 당연히 흠결을 찾고 그것을 공격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1월 이후 인사 청문 요청서가 국회에 오고 야당의 공격에 대해서 민주당만 수비하는 모습만 보게 된다. 야당의 공격은 당연히 대통령에게 집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민주당만 고군분투하는 모습이다. 협조를 구하고 설득해야 할 한 축은 당연히 청와대에게도 있지만 강 수석은 국회에서 목격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최근 강 수석이 언론에 노출된 행사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행사장이었을 뿐이었다.

전임 한병도 수석은 임기 마지막이었던 12월 야당 원내대표를 만나고 단식중인 야당 지도자들을 만나고 다녔던 것을 생각한다면 최근 인사 청문 정국에서 강 수석의 행보는 의구심을 가질 만하다. 혹여 야당과는 더 이상의 협치는 없다고 내부적으로 선언한 것 아닌가 하는 의심까지 간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월 “여소야대 상황인 데다 야당이 또 여러 당이 됐고, 또 사안별로 각 당 입장이 다 달라서 그때그때 일일이 조정하고 합의하느라 쉽지 않았을 것 같다”라고 말하면서 “야당과의 협치를 제도화할 수 있는 여·야·정 상설협의체의 정착에 해줄 것”지시했지만 정작 그 일을 해야 하는 강기정 수석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만약 ‘물밑에서 야당과 협의 중이다’라고 변명할 수 도 있다. 그런데 그러면 더 큰 문제가 생긴다. 

야당과 무엇을 가지고 협상했는지 일반 국민들은 알 길이 없다. 야당에게 무엇을 주었는지, 무엇을 양보했는지도 이야기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과 이낙연 국무총리만 보여서 큰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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