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 다른 결별 계약서를 가진 안철수계와 유승민계

당대표에게 찌질이 발언으로 당원권 정지 1년을 받은 이언주 의원 이언주의원은 바른미래당으로 내년 총선에 출마 할 수 없다. 사실상 출당 권유로 정치권에서는 판단하고 있다. 사진 =뉴시스

[민주신문=김병건 기자] 바른미래당의 움직임이 조금 이상하다. 

손학규 당 대표가 단식까지 하며 연동형 선거제도를 가려고 했는데 당 소속 의원들에 의해서 표류 중이고, 이번 창원 보궐 선거에 정부와 여당을 심판하기 위해서는 후보조차 내면 안되었던 것 아니냐라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5일 회의에서 손학규 당대표는 “지난 6·13 지방선거와 이번 보궐선거를 돌이켜봤을 때 당의 내부 분열이 항상 발목을 잡아왔다는 점에 대해서는 그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결국 우리가 살길은 다시 한 마음으로 똘똘 뭉치는 것이다. 국민께서 만들어주신 소중한 다당제의 불씨를 이어나가 제왕적 대통령제와 승자독식 양당제를 타파할 수 있는 정당은 바른미래당뿐이다”라며 소신을 드러냈지만 소위 유승민 계 의원들의 반응은 달갑지 않다. 

소위 안철수 계는 국정농단 세력의 중심이었던 자유한국당이 변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자유한국당과 소극적 연대가 자칫 국민들에게 이상한 시그널을 줄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래서인지 일부 안철수 계에서는 그렇게 할 거면 당을 떠나라라고 간접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오늘 아침 회의에서 김수민 의원은 “이번 선거로 제3의 길은 역시 어렵다는 것을 재삼 확인했다. 제3의 길보다 국민의 선택을 받는 것이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험난한 길임을 뼈저리게 느꼈다. 남은 우리의 선택은 하나다. 뭉치느냐, 흩어지느냐, 생사를 같이 할 것인가 아니면 각자도생을 할 것인가의 문제이다. 나아가 바른미래당의 간판을 내릴 것이냐, 말 것이냐의 문제이기도 할 것이다”라며 묘한 여운을 남겼다. 

이찬열 의원의 발언은 조금 더 강경하다. 이 의원은 “어떤 의원처럼 한국당을 밀어주지 않고 우리당 후보 지원을 위해서 객지에 가서 한 달 동안 숙식을 한 당대표가 잘못한 것인가? 또 소수정당이라는 한계 속에서 어떻게든 지금까지 우리당의 존재감을 살리려고 노력하는 원내대표가 잘못한 것인가?”라고 말했다.

이어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몇몇 의원들의 내부 총질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국민들이 보기에 우리는 콩가루 정당이라고 보고 있다. 3.57%, 제가 봤을 때는 1%도 안 줘야 맞는 바른미래당이다”이라며 당의 목소리와 다른 행보를 하고 있는 의원들을 간접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또 “지금까지 해온 것을 보면 30명도 되지도 않는데 맨날 중도니 보수니, 국민들은 관심도 없는 것 가지고 싸움박질하고 있는데, 저는 창원 시민들께 정말 고맙다. 3.57%까지 표를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라면서 당의 위기를 경고했다.

바른미래당 안철수계 당직자는 “저쪽(유승민 계)은 지금 자유한국당으로도 못 가는 상황인데 민주당이 무조건 싫은 거다"면서 "우리 입장은 나가 달라는 것이고 오늘 아침 박지원 의원이 이야기한 민주 평화당 몇몇 의원들에게 지금 공석의 최고위원 자리를 제안한 상태다. 늦어도 5월이면 합류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사실상 유승민 계와의 결별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시인했다. 

하지만 유승민 계 의원들도 딱히 움직이기는 어렵다. 황교안 체제 이후 자유한국당으로 돌아가는 명분도 없다. 하지만 총선을 1년 남겨둔 마당에 한 지붕 2 가족의 삶도 만만하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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