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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 조양호 회장, 연임 실패에도 지배력은 그대로주총서 2.6% 차이로 대한항공 사내이사 연임 실패...조양호 회장 일가의 지분은 그대로, 지배력 여전
  • 서종열 기자
  • 승인 2019.03.27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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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대한항공의 정기 주주총회 결과 조양호(오른쪽) 회장의 대한항공 사내이사 연임안건이 결국 부결됐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은 조 회장의 장남인 조원태(왼쪽) 사장과 우기홍 부사장 등 2인체제로 전환된다. 사진=뉴시스

[민주신문=서종열 기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대한항공 사내이사 연임에 실패했다.

27일 대한항공은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빌딩에서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안 등 4개 의안을 표결에 붙친 결과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안이 부결됐다. 1999년 대한항공 대표로 나선지 20년만에 대한항공 사내이사에서 물러나게 된 것이다.

조 회장의 연임안은 찬성 64.09%, 반대 35.91%로 찬성이 높았다. 하지만, 대한항공 정관에서 정한 주총 참석 주주 2/3 이상의 찬성표를 얻지 못해 결국 부결됐다. 주총 참석인원의 66%의 찬성을 받아야했지만, 단 2.6%를 받지 못해 연임에 실패한 것이다.

조 회장의 연임이 실패하자 대한항공은 크게 당황하는 분위기다. 특히 조 회장이 내린 결정이 아닌 주주들로 인해 물러나게 됐다는 점에서 혼란스런 모습이다.

국민연금+해외투자자+소액주주 연대

재계에서는 대한항공 주총 소식에 "어느 정도 예상됐던 결과"라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조 회장의 보유한 지분이 연임을 확신하기에는 부족했다고 보고 있어서다.

실제 대한항공 지분구조를 살펴보면 조 회장과 한진칼 등 특수관계인들이 전체 지분의 33.35%를 보유 중이다.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의 지분율은 11.56%, 외국인 지분율도 20.5%에 달한다. 반면 기타주주들이 보유한 34.59%에 달한다. 국내 기관투자자들과 소액주주들이 바로 여기에 속한다.

금융권에서는 한진그룹이 특수관계인을 비롯해 국내 기관투자자들의 지지를 얻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국민연금이 주총 전날 등을 돌리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위는 26일 회의에서 "기업가치 훼손 내지 주주권 침해의 이력이 있다고 판단해 반대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해외 투자자들과 국내 의결권 자문사들도 조 회장의 연임을 반대했다. 플로리다연기금(SBAF), 캐나다연금(CPPIB), 브리티시컬럼비아투자공사(BCI) 등 해외 공적연기금들은 의결권 사전공시를 통해 반대의사를 밝혔으며, 국내 의결권 자문사들도 연임 안건에 대해 반대를 주문했다. 결국 국민연금에 해외투자자들, 그리고 소액주주들까지 합세하면서 결국 조 회장은 연임의 팔부능선이었던 66%를 넘지못했다.

갑질 논란이 불러온 나비효과

재계에서도 조 회장의 연임 실패를 큰 사건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지난해 불거졌던 '물컵 갑질' 사태로 촉발된 한진그룹 갑질파문이 결국 조 회장의 연임 실패를 불러왔다는 분석이다.

27일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빌딩에서 열린 대한항공 정기 주주총회 결과 조양호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 안건이 부결됐다. 사진=뉴시스

실제 한진그룹 일가에 대한 논란을 시간순으로 보면 조 회장의 자녀인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컵 갑질 사건은 지난해 4월 발생했다. 이어 조 회장의 아내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의 '갑질 폭행' 논란이 연달아 터지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5월에는 결국 국민연금이 한진그룹 총수일가의 일탈 행위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고, 적극적인 주주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후 지난해 말 강성부 대표의 기업지배구조개선펀드(KCGI)가 한진칼과 대한항공에 대해 주주권 행사에 나서겠다고 밝히면서 조 회장의 한진그룹 지배력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올해 2월1일에는 국민연금이 한진칼에 대해 '경영참여' 의사를 밝히며, 주주권 행사를 공식 통보했다.

반면 대한항공은 지난 3월 5일 이사회를 열고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안을 주주총회에 상정키로 결정했다. 이에 26일 해외 연기금 3곳이 모두 조 회장의 연임 안건에 대해 반대의견을 표명했으며, 국민연금도 반대 의사를 결정했다. 그리고 27일 정기 주총 결과 조 회장은 결국 대한항공 사내이사 연임에 실패했다.

연임 실패일 뿐, 지배력은 유지

그러나 재계 관계자들은 조 회장의 대한항공의 사내이사 연임에 실패했을 뿐, 한진그룹과 대한항공에 대한 영향력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 회장이 여전히 대한항공의 최대주주이고, 지주사인 한진칼을 통해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어서다.

대한항공 역시 사내이사 재선임 부결에 대해 "사내이시직을 상실했을 뿐, 경영권을 박탈당한 것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내이사 연임 실패를 지렛대로 삼아 한진그룹이 본격적인 3세경영 체제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조 회장이 대한항공 사내이사직에서 물러나게 됐지만, 장남인 조원태 사장이 여전히 대표이사로 경영에 참여하고 있어서다. 실제 이날 조 회장의 사내이사 부결로 인해 대한항공은 조양호·조원태·우기홍 체제에서 조원태·우기홍 2인체제로 전환됐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조양호 회장이 대한항공 사내이사에서 물러나게 됐지만, 여전히 최대주주이면서 아들인 조원태 사장이 대표로 경영을 책임지고 있다"며 "올해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총회를 비롯해 델타항공과의 조인트벤처 등 여러 현안들을 조원태 사장이 챙기면서 본격적인 3세 경영체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서종열 기자  snikers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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