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개 그룹 계열사 중 46곳 부결·보류 없이 100% 찬성
이랜드 ‘자금조달’, 현대차 ‘내부거래’ 안건 비중 높아
[민주신문=조성호 기자] 지난해 주요 그룹 상장 계열사들이 개최한 이사회에서 사외이사들의 안건 찬성률이 100%에 육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27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지난해 대기업집단 상장 계열사 251곳의 사외이사 활동을 전수 조사한 결과 총 2908회의 이사회에서 6350건의 안건을 의결한 것으로 집계됐다.
사외이사 찬성률은 무려 99.66%로 전년(99.62%)보다 소폭 상승했다. 부결과 보류는 각각 7건에 불과했다. 부결은 KT 2건을 비롯해 삼성과 SK, 롯데, KT&G, 태영 등에서 각 1건씩 나왔으며, 보류는 포스코와 농협, SK, 대우조선해양, 대우건설 등 5곳에서 각 1건이었다.
CEO스코어는 “57개 대기업 집단 가운데 46개 그룹에서 부결이나 보류가 단 한 건도 없이 100% 찬성이었다”면서 “지난해에도 100%에 육박하는 높은 찬성률로 ‘거수기’ 논란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외이사의 이사회 출석률은 포스코와 교보생명, SM, 하이트진로 등 4곳이 100%였다. 반면 이랜드는 65.6%로 가장 낮았으며, 동원(76.6%), 유진(85.1%), 농협(85.2%), 셀트리온(87.7%), 대우조선해양(89.6%), 하림(89.8%) 등도 상대적으로 낮았다.
안건별로는 ‘사업 및 경영 관련’ 안건이 전체의 29.2%(1853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인사 17.9%(1138건) ▲특수관계자 및 주주와의 거래 16.2%(1027건) ▲자금조달 및 대여 16.1%(1022건) ▲정관 제정 및 개정 6.3%(403건) 순이었다.
특히 ‘자금 조달 및 대여’ 관련 안건은 재무상태가 좋지 못하거나 불안정한 계열사를 가진 그룹이 상위에 올랐다.
이랜드의 경우 41개 안건 가운데 26건(63.4%)이 자금조달 관련으로, ‘이랜드파크 단기운전자금 대여의 건’을 비롯해 ‘전환사태 발행’, ‘상환전환우선주 발행’ 등이 대부분으로 나타났다.
이어 SM(48.7%‧56건), 하림(47.6%‧91건), 한진중공업(46.9%‧23건), HDC(43.1%‧28건), 대우조선해양(42.1%‧16건), 한라(42.1%‧45건) 등도 비교적 높았다. 반면 교보생명과 에쓰오일은 단 한 건도 없었다.
내부거래에 해당하는 ‘특수관계자 및 주주와의 거래’ 안건은 현대차그룹이 37.4%(92건)로 가장 높았으며, 셀트리온(34.1%‧31건)과 신세계(32.3%‧62건), 태광(31.7%‧20건), 동국제강(31.6%‧36건), 미래에셋(31.2%‧34건), 코오롱(30.8%‧40건) 등도 30%를 넘었다.
재계 1위 삼성 또한 ‘내부거래’ 관련 안건이 전체의 29.2%(121건)에 달해 비교적 높은 비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