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 고삼저수지, 765kv신안성변전소, 서울-세종고속도로 원삼 IC 개통 예정 최적 입지

SK하이닉스 용인 부지로 알려진 용인시 축구센터. 사진=허홍국 기자

[민주신문=허홍국 기자] SK하이닉스는 반도체 클러스터 용지로 경기도 용인을 선택했다. SK하이닉스 용인은 수도권 정비실무위원회라는 첫 관문을 넘은 만큼, 계획대로라면 이천과 청주에 이은 반도체 3각축 거점 중 하나로 부상될 것이 확실시 된다.

SK하이닉스가 용인을 선택한 이유는 여러 가지를 고려한 측면이 크다. 우선 고급 인력 유입과 향후 반도체 클러스터로 성장이 고려됐다. 또 다른 측면도 존재한다. 입지적인 장점이다.

반도체 산업에서 입지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것이 물과 전기, 물류 등 세 가지다. 그래야만 안정적인 반도체 생산이 가능하다. 현장을 둘러본 SK하이닉스 용인은 세 가지를 다 갖춘 최적 입지였다.

사업지는 용인 축구센터 주변

기자는 지난 9일 SK하이닉스 용인 부지로 알려진 재단법인 용인시 축구센터 인근을 직접 방문해 둘러봤다. 행정구역상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독성리와 죽능리 일대다. 전형적인 농촌이다. 달리 보면 개발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볼 수 있다.

원삼면사무소 인근에서 만난 주민들은 SK하이닉스 용인이 들어선다는 것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고, 개발 기대감도 넘쳤다. SK하이닉스 이천처럼 반도체 공장 주변을 중심으로 아파트 단지와 상가가 들어설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SK하이닉스 용인 사업지 인근엔 안성 고삼저수지와 765kv신안성변전소, 서울-세종고속도로 원삼 IC(예정)가 위치한다. 사진=허홍국 기자

현지에서 본 SK하이닉스 용인 사업지는 투자의향서를 용인시에 제출할 때 발표한대로 물과 전기, 물류 등의 구축이 쉬운 입지였다. 한마디로 3박자를 갖췄다.

우선 반도체 생산에는 물이 필수다. SK하이닉스 용인 사업지 인근엔 안성 고삼저수지가 자리잡고 있다. 고삼저수지는 유효저수량이 1521만7000톤으로 경기도 내 세 손가락에 꼽히는 저수량을 자랑한다. SK하이닉스 용인 부지로 알려진 용인 축구센터와 직선거리로 7㎞ 안팎이다. 같은 체격의 용인 이동저수지와 거리도 10㎞ 안팎에 불과하다.

원삼면사무소에서 SK하이닉스 용인 부지로 알려진 독성리 전경. 멀리 보이는 야산 부근이 독성리 일대다. 사진=허홍국 기자

SK하이닉스는 448만㎡ 규모의 용인 공장부지 조성이 완료되는 2022년 이후 120조원 규모를 투자해 반도체 팹(FAB)4개를 건설할 계획이다. 팹은 웨이퍼 제조를 뜻하는 것으로 웨이퍼의 표면에 여러 종류의 막을 형성시킨 뒤, 이미 만든 마스크를 이용해 특정 부분을 선택적으로 깎아 내는 작업을 되풀이함으로써 전자회로를 구성해 나가는 전체 과정을 말한다.

웨이퍼에 회로 패턴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확산, 감광 증착, 식각, 임플란트, 평탄화 등의 공정이 반복되고 이 과정에서 물이 사용된다. 추후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물을 사용하기 위해 농어촌 평택지사와 안성지사 등과 농업용수 사용을 위한 협약을 체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안정적 전기공급ㆍ물류망 탁월

전기 공급도 수월할 것으로 점쳐진다. SK하이닉스 용인 사업지 부근엔 765kv신안성변전소가 위치하고 있다. 변전소는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력을 송전선로나 배전선로를 통해 수요자에게 보내는 과정에서 전압이나 전류의 성질을 바꾸기 위해 설치하는 시설이다. 765kv신안성변전소는 사업지로 알려진 용인 축구센터와 7㎞ 안팎 떨어져 있다. 별도의 송전선로만 설치되면 SK하이닉스 용인은 대규모 공장으로써 질 좋고 안정적인 전기 공급을 받을 수 있다.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안내도. 사진=허홍국 기자

마지막으로는 물류 유통망이다. SK하이닉스 용인 사업지 인근엔 서울-세종고속도로 원삼 IC가 들어설 예정이다. 생산된 반도체를 이 고속도로를 메인으로 인천이나 평택, 부산을 통해 수출하거나 전국적으로 유통이 가능하다. 서울-세종고속도로는 동서축인 영동고속도로와 평택-제천고속도로와 만나고 남북축인 경부고속도로와도 겹친다.

서울-세종고속도로는 2015년 11월 제22차 경제장관회의에서 사업 추진이 결정됐다. 공사는 2단계로 나눠 진행되는데 1단계 사업이 서울-안성 72.6㎞ 구간이고, 2단계 사업이 안성-세종 58㎞ 구간이다. 1단계 공기는 2016년 12월부터 오는 2022년 12월까지이며 2단계 사업은 오는 2024년 6월이 준공 목표다.

현재 1단계 사업 서울-안성 구간은 13개 공구로 나눠 고속도로 건설이 진행 중이다. 13개 공구 시공사는 1공구 한신공영, 2공구 SK건설, 3공구 동부건설, 5공구 계룡건설 자회사 KR산업, 9-11공구 대림산업, 10공구 한화건설, 12공구 고려개발, 13공구 태영건설 등이다. 4-6-7-8 공구는 지난해 7월 기준으로 한국도로공사 건설본부 건설처가 미발주한 상태다.

2016년 착공된 서울-세종고속도로는 총 사업비 8.1조원을 들여 왕복 6차로, 연장 130.2km의 규모다. 완공되면 항상 만성적인 교통정체가 발생하고 있는 경부ㆍ중부고속도로의 혼잡구간이 60% 정도 감소하고, 통행속도도 약 10km/h 증가해 통행시간이 단축될 전망이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17일 예비타당성 면제사업을 발표하면서 안성-세종 간 고속도로는 올해 조기 착공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5월 서울-세종 간 고속도로 전체 완성 기간을 1~2년 앞당긴다고 발표한 것이 근거다. 세종-안성 고속도로 공사비는 2조5000억원 규모다. 예타면제 사업은 공기업과 지자체 등이 추진하는 토목ㆍ건설 사업에 대한 행정절차 소요기간을 최소화했다.

원삼면사무소. 전경. 사진=허홍국 기자

3각축 중장기 성장 도모 첫발

SK하이닉스 용인 부지 안건은 지난 15일 수도권 정비실무위에서 통과됐다. 수도권 정비실무위는 SK하이닉스가 용인에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도록 하기 위해 산업부가 신청한 산업단지 추가 공급(특별물량)요청안을 본회의에 올리기로 했다. 이 안건이 본회의를 통과하면 SK하이닉스 용인 공장 설립은 속도를 낼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이천-청주-용인이라는 3각축을 구축해 중장기 성장을 도모할 계획이다. 3각축 핵심은 이천은 본사기능과 R&D-더팹 및 D램 생산기지로, 청주는 낸드플래시 중심 생산기지로, 용인은 D램/차세대 메모리 생산기지 및 반도체 상생 생태계 거점으로 각각 조성한다는 게 골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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