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구조 개선 통해 그룹부채 전녀대비 30% 줄여...차입금만 4조 육박, 지주사 금호고속 IPO 고민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지주사역할을 맡고 있는 금호고속의 상장 여부를 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뉴시스

[민주신문=서종열 기자]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금호고속의 기업공개를 놓고 고심 중이다.

1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주요 증권사로부터 금호고속의 상장 가능성과 기업가치에 대한 의견을 듣고 있는 것으로 알려졋다. 금호고속은 금호홀딩스와 금호터미널, 금호고속 등이 합병해 설립된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지주사로 지난 2017년 기준 매출액 1조7000억원, 영업이익은 277억원을 기록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금호고속은 박삼구 회장이 31.1%, 장남인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이 21%, 딸인 박세진 금호리조트 상무가 1.7%를 보유 중이다. 그룹 소속 재단인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과 죽호학원도 주요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박 회장이 금호고속의 상장을 고민하는 것은 그룹의 재무구조 부담 때문으로 풀이된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지난해 말 부채비율은 364.3%에 달한다. 2017년 대비 30%p 줄였지만, 여전히 차입금만 3조9521억원대에 육박한다. 이 때문에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지난해 광화문 사옥을 도이치자산운용에 4100억원에 매각했으며, 아시아나IDT와 에어부산도 상장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지주사인 금호고속 상장을 통해 자금융통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금호고속이 상장되면 공모 과정에서 오너 일가가 보유한 지분을 매각할 수 있고, 주식담보대출을 통해도 자금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금호고속의 가치는 어느 정도일까. 현재 정확한 분석에 나선 자료가 없지만, 지난해 10월 박 회장이 금호고속 지분을 매입할 당시 주당 10만5513원에 매입한 기준을 적용할 경우 금호고속의 가치는 약 3300억원대로 추산된다. 실제 케이프투자증권이 지난달 인수한 200억원대의 전환사채도 비슷한 기업가치가 적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각고의 노력으로 부채비율을 낮추고 있지만,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부채비율은 여전히 높은 상태"라며 "지금 상황이라면 계열사를 합병시켜 덩치를 더 키운 후 상장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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