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B와 합병 전 총수일가 보유분 매각 나서...매각대금만 4000억원대, 자금 회수 목적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의 합병을 앞두고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오른쪽 사진)과 가족 및 계열사가 보유 중인 나머지 티보르드 지분을 매각에 나섰다. 사진=뉴시스

[민주신문=서종열 기자]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이 티브로드에서 손을 뗀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 전 회장과 아들인 현준씨, 그리고 태광그룹 계열사인 티시스 등이 보유한 티브로드 지분 25.79%가 매각된다. SK브로드밴드와의 합병에 앞서 총수일가의 보유 지분 매각에 나선 셈이다.

금융권에서는 이 전 회장 일가가 보유한 티브로드 지분의 가치를 약 4000억원대로 평가했다. 지난달 합병을 결정한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의 합병법인(7:3)의 총 가치는 5조원대로 알려졌다. 이를 근거로 보면 이 전 회장 일가가 보유한 티브로드 지분은 약 4000억원대로 평가된다.

이 전 회장 일가가 티브로드 지분 매각에 나서는 것은 자금 회수 차원으로 보인다. 티브로드를 SK브로드밴드에 합병시키면 경영권도 SK 측으로 넘어가기 때문에 굳이 지분을 들고 있을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이 전 회장 일가의 보유 지분을 매각하면 합병법인의 최대주주인 SK텔레콤도 경영권을 수월하게 행사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는 후문이다.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의 합병절차는 현재 최대주주인 SK텔레콤과 태광산업이 협상이 진행 중이다. 양측은 늦어도 다음달 말까지 거래를 마무리할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기업결합신고 등의 행정절차를 마무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티브로드는 IMM PE, JNY인베스트 등 재무적투자자들(FI)이 보유 중인 티브로드 지분 20.13%를 내부자금을 통해 자사주 형태로 매입할 계획이다. 거래 금액은 약 3000억원대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소액주주들이 보유한 0.3%로 매입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합병법인의 지분구조는 SK텔레콤 70%, 태광산업 23.3%, FI 7.7로 단순화된다.

증권가 한 관게자는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의 합병은 결국 SKT와 태광산업이 협상이 얼마나 빨리 마무리되느냐에 달렸다"면서 "태광그룹 측이 이 전 회장 일가가 보유 지분까지 매각할 정도로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만큼 빠른 시간 내에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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