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손보와 메리츠 등 7개사, 성인 가입가능한 어린이보험 판매...20% 정도 보험료 낮지만, 사망보험금·간병비용 없어 비교해야

지난해 4월 DB손해보험과 메리츠화재보험을 시작으로 대형 손해보험사들이 어린이보험의 가입연령을 30세로 상향하면서 '꼼수 영업'이란 지적이 금융권에서 제기되고 있다. 사진=민주신문DB

[민주신문=서종열 기자] 30대도 어린이?

국내 대형 손해보험사들이 어린이보험의 가입가능 연령을 30세까지 높이면서 성인이 가입하는 어린이보험 상품을 팔고 있다. 보험판매를 위한 '꼼수'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덩치가 큰 대형업체들이 주로 해당상품을 판매 중인 것으로 드러나면서 기업윤리 논란도 제기된다.

12일 경제매체 머니투데이는 '이상한 어른이 보험'이란 제목으로 대형보험사들의 꼼수영업을 보도했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어린이보험을 취급하고 있는 12개 손해보험사 중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흥국화재, 롯데손해보험, MG손해보험 등 7개사가 가입가능 연령이 0~30세인 어린이보험을 판매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한화손해보험도 현재 25세로 한정된 어린이보험의 가입연령을 다음달 1일부터 30세로 늘리기로 했으며, 삼성화재 역시 현재 15세까지에 30세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생명보험사들이 판매 중인 어린이보험은 모두 가입연령이 0~20세까지로 동일했다.

어린이보험은 태어나기 전인 태아보험으로 시작해 성인이 될때까지 발생하는 병원비용, 입원비용, 치료비용 등을 보장하는 상품이다. 상식적으로 성인이 되는 20세에 보장이 마무리될 것으로 소비자들은 생각한다. 하지만 지난해 4월 손해보험업체인 DB손해보험과 메리츠화재가 가입가능 연령을 30세로 상향하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이후 다른 손보사들도 가입연령을 올리기 시작한 것.

손보사들이 이처럼 묘한 상품을 판매하는 것은 매출을 늘리기 위해서다. 어린이보험의 경우 성인보험보다 보험료가 저렴하고 감액이나 면책조항이 없어 영업에 활용하기 좋기 때문이다. 게다가 사망보험금이나 간병자금 등이 포함되지 않고, 상해 등을 주로 보장해 성인을 대상으로 한 보험보다 보험료가 20% 정도 저렴하다.

보험업계에서는 손보사들의 이 같은 행태에 대해 논란의 소지가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20대를 위한 제대로된 상품을 개발하지 않고, 어린이보험을 활용해 매출확대에만 나서고 있다는 지적이다.

생보사의 한 관계자는 "성인보험과 어른이보험이 같은 보장을 할 경우 사실상 보험료 차이는 없다"면서 "오히려 사망보험금을 비롯해 간병비용 등 조건이 더 까다로운 부분이 많은 만큼 소비자 입장에서는 잘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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