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지난해 아현지사 화재로 결제불통 사태 발생...KT만 사용하던 농협은행, 사업자 후보에서 KT 배제

농협은행이 지난해 11월 아현지사 화재로 결제불통 사태를 촉발시킨 KT를 백업통신망 사업자 후보에서 배제하기로 결정했다. 사진=뉴시스

[민주신문=서종열 기자] 농협은행이 무선통신망 구축사업 후보사업자에서 KT를 배제하기로 결정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차세대 무선통신망 구축사업에서 KT를 배제한다고 밝혔다. KT에만 사업을 맡기기에는 위험부담이 너무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동시에 KT와 진행하려던 유선통신망 고도화 사업도 연기할 방침이다.

농협은행은 지난 2013년 이후 KT와 함께 통신망을 구축해왔다. 2013년에는 유선통신망을 구축했고, 2015년에도 역시 KT를 사업자로 선정해 보조회선도 구축했다. 그만큼 KT에 대한 농협은행의 신뢰는 상당히 깊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KT의 서울 아현국사 화재가 발생하면서 상황이 돌변했다. 이 화재로 인해 마포구 일대는 물론 서울 서북부의 통신망이 거의 마비에 가까울 정도로 타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금융권에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곳은 바로 농협은행이다. 농협은행이 복수의 통신망을 이용했던 다른 금융사와 달리 KT만을 고집해왔기 떄문이다.

반면 KT를 주력 통신망으로 사용하고 LG유플러스를 백업사업자로 선정해 운영 중인 신한은행은 아현지사 화재가 발생한 후, 일시적인 통신장애가 발생했지만 곧바로 보조통신망인 LG유플러스의 통신망을 활용해 정상적으로 이용할 수 있었다.

농협은행은 이 같은 상황으로 인해 소비자들의 민원이 늘어나자 곧바로 지난해 말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를 대상으로 새로운 무선망을 구축하는 사업에 나섰다. 이 사업은 오는 9월부터 추진될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KT와 함께 진행하려던 통신망 고도화 사업 역시 원점부터 전면검토에 나섰다. 이 사업은 농협은행과 단위 농협, 축협 등 전국 6200여개 영업점에 깔린 유선통신망의 속도와 효율성을 개선하는 게 목적이다. 농협은행은 이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지난해 말 KT를 선정했다.

하지만 KT가 이 사업에 활용할 장비로 중국의 화웨이 제품을 선택하면서 사업이 중단됐다. 미국을 중심으로 화웨이 장비에 대한 보안우려가 제기됐기 때문이다. KT는 "보안문제가 발생할 경우 배상 책임도 지겠다"고 했지만, 농협은행은 현재 해당사업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은 이와 관련 "지난해 아현지사 화재 사태로 인해 KT는 금융권의 신뢰를 잃었다"며 "앞으로 다른 금융사들의 통신망 구축사업에서도 KT의 아현지사 화재사고 전력이 계속 거론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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