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원 행정관, 브랜드전략본부장으로..영입 배경 놓고 금융권 내 해석 분분

12일 메리츠금융그룹이 브랜드 전략 및 홍보 기능 강화를 위해 브랜드전략본부장 직을 신설하고 한정원 전 청와대 행정관을 상무로 영입했다. 사진=민주신문DB

[민주신문=강인범 기자] 메리츠금융그룹이 금융권의 시선을 한몸에 받고 있다. 직책을 신설해 청와대 출신 인사를 전격 임원으로 영입했기 때문이다. 이를 놓고 금융권에서는 다양한 해석들이 나오고 있다. 메리츠금융은 왜 청와대 출신 인사를 생소한 직책까지 신설해가며 영입한 것일까.

12일 메리츠금융그룹은 그룹의 브랜드 전략 및 홍보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새로운 직책을 신설, 한정원 전 청와대 정무수석실 행정관(3급)을 브랜드 전략본부장(상무)으로 영입했다. 한 상무의 임기는 2022년 2월말까지다.

한 상무는 잘 알려진 것처럼 방송기자 출신이다. 기자로 활동하다 지난 2017년 5월 청와대 정무수석실에 행정관으로 기용되면서 한때 논란이 일었다. 문재인 대통령의 선거캠프를 담당했던 취재기자가 대선 이후 청와대로 입성한 모습이 연출됐기 때문이다. 이후 지난 1월 청와대에서 3급으로 퇴진했다.

금융권에서는 메리츠금융이 한 상무를 영입한 배경을 놓고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한 상무가 과거 금융권 경력이 전혀 없었다는 점이 논란거리가 되고 있어서다. 특히 청와대 퇴직 단 2개월만에 곧바로 메리츠금융의 임원으로 영입됐고, 없던 직책을 신설했다는 점도 금융권 관계자들의 의구심을 자아내고 있다.

메리츠금융 측은 이와 관련 "그룹 차원의 브랜드 전략 및 대외 홍보가 필요해 지난해부터 적임자를 물색해왔다"며 "한 상무가 적임자로 판단해 영입한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권의 의혹어린 시선과 달리 별다른 배경은 없다는 설명이다.

금융권에서는 그러나 메리츠금융에 포진한 관료출신들과 현 상황을 감안하면 회사측의 설명이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한진家(한진그룹·한진중공업그룹·메리츠금융그룹)를 대상으로 검찰의 조세포탈 혐의 수사와 금융감독원이 다시 도입한 종합검사와 연관이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 금융권 인사는 이와 관련 "메리츠금융은 금융당국의 종합검사 1순위라는 얘기가 지난해 말부터 퍼진 바 있다"면서 "금융인들 사이에서는 단순히 적임자라서 영입했다는 메리츠의 해명을 곧이곧대로 믿는 이는 드물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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