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카운터 파트’는 누가 될까?

 좌로부터 손학규, 문재인 상임고문, 김두관 경남 도지사
<민주신문=강인범 기자>민주통합당의 대선 경선레이스가 본격화되고 있다. 범야권 대선 경선의 큰 골격은 민주통합당 대선후보를 선출한 뒤 야권 후보 중 가장 지지율이 높은 장외의 안철수 서울대융합기술대학원장과의 단일화 시나리오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당초 총선에서 150석 이상을 목표로 했던 범야권은 ‘빅텐트론’을 통해 정권 재탈환만은 반드시 이뤄내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총선에서 의석수에선 완패했지만 전체 투표에선 앞선 점도 범야권이 일말의 기대감을 걸고 있는 부분이다. 또한 통상적으로 대선 결과가 59대 49 구도였던 점을 감안, 단일화 과정을 통한 흥행 몰이를 한다면 멀찌감치 앞서 가고 있는 새누리당 박근혜 전 위원장과의 대결도 예측불허의 구도로 바꿀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출발선상에 선 민주통합당의 대선경선레이스를 조명해봤다

신흥 ‘다크호스’ 문재인 김두관 맞서 전통의 강자 손학규 출사표   
특정 후보 지지세력 구분 의미 없을 정도로 ‘군웅할거’ 양상 첨예


‘정치의 해’로 불리는 2012년 한해의 반환점인 6월을 맞아 원내 제 1 야당인 민주통합당의 대선레이스가 본격화 되고 있다. 그동안 출마시기와 명분을 조율중이던 대권 잠룡들이 속속 출마를 선언하면서 5년을 기다린 진검승부가 본격화 되고 있는 형국이다.
민주당내에서는 차기 대권을 민주당이 탈환하기 위해서는 ‘호남정당’의 이미지에서 탈피, 영남은 물론 수도권에서도 경쟁력 있는 국민정당의 모습으로 한단계 더 발전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이러한 요구에 편승해 최근 급부상한 이들은 '영남 후보론'을 근거로한 문재인 김두관 지사이다. 여기에 수도권을 지지기반으로 하는 손학규 상임고문도 지난 17대 대선 경선 패배를 이번에는 설욕하겠다며 본선 진출의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지난 총선에서 낙선했지만 현재 잠룡그룹중 유일하게 본선을 경험한 바 있는 정동영 상임고문과,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종로에서 승리한 뒤 정치적 위상이 높아진 정세균 상임고문도 출마를 타진하고 있는 상태다. 민주통합당내 대선 경선은 ‘군웅할거’ 양상으로 이 때문에 후보간 합종연횡도 막판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지난 6월 1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63빌딩 그랜드볼륨에서 열린 ‘6.15남북공동선언 발표 12주년 기념식 및 특별강연’에 참석한 손학규(왼쪽) 민주통합당 상임고문과 문재인 의원이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다.

손학규 ‘만년 2위’ 탈피할지 주목  

현재 대선 후보 선호도 지지율 상위 후보로는 문재인 고문이 선두에 있으며 손학규 상임고문과 김두관 경남 지사가 5% 미만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사실상 절대강자가 없는 형국으로 이들이 남은 대선 일정동안 얼마만큼의 확장성을 보일 수 있을지 관건이다.
문 고문이 17일 출마 선언,  김 지사는 아직 출마 선언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스타트를 끊은 것은 손학규 상임고문이다. 그는 지난 14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지지자 100여명이 모인 가운데 “낮은 자세로 민생을 챙기고 국민과 소통하는 소통령, 중소기업을 살리고 중산층을 넓히는 중통령, 국민대통합을 이루고 남북대통합을 이루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이어 “우리 국민은 탁월한 능력을 가진 민족이어서 국가에 신뢰만 생기면 무엇이든 잘 할 수 있다”며 “국민이 대통령을 보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믿고 의지하는 마음이 생기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4년간 대세론을 이어오고 있는 새누리당 박근혜 전 위원장에 대한 포문도 열었다. 지난 15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현한 손 고문은 박 전 위원장을 겨냥 “민주주의를 얘기할 자격이 없다”며 “엄혹했었던 군사정권 시절에 민주주의를 위해서 제 몸을 던져보지 않은 사람은 민주주의를 얘기할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소통이 안 되고 갈등이 생기고 사회적인 분열이 일어날 때 그것을 다시 통합할 수 있는 것은 오직 민주주의에 대한 소신과 철학"이라며 "국민이 주인이라는 소신과 철학 없이 (박근혜식)복지는 가짜복지, 사상누각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내 경쟁 주장인 문재인 상임고문을 향해서는 "국민은 냉정하다. 어떠한 삶을 살아왔는지 그 후보의 삶을 본다"며 "어떠한 능력이 있는지 그것을 뒷받침할 수 있는 충분한 실력이 있는지 그것을 냉정하게 바라볼 것"이라며 자신이 우위에 설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범야권 대선후보로 꼽히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 관해서는 "안 교수가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을 보급했듯이 지금 한국 정치의 병리현상에 안철수라고 하는 백신과 같은 존재가 나타났다"면서도 "그러나 그 백신을 어떻게 위치시키고 어떻게 가장 효과적으로 쓸지 아직 모르는 것이다. 우리 정치인이 반성을 해야 한다. 안 원장에 의존하기 전에 민주당이 주체적으로 대선레이스를 이끌어야한다"고 주장했다.

 민주통합당 임시전국대의원대회가 열린 9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김두관 경남도지사와 문재인 상임고문이 김한길 의원의 부인인 최명길 씨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영남후보론' 명분
‘다크호스’ 김두관

야권 대선 정국의 다크호스로 불리는 김두관 경남도지사는 7월 경 대선후보경선 출마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김 지사는 최근 싱크탱크인 자치분권 연구소 이사장을 맡고 있는 원혜영 의원을 비롯 민주당 의원들이 공개적으로 출마를 촉구할 만큼 주변에 사람이 몰리고 있다.
자치분권운동을 통하여 맺어진 전국적인 인맥도 탄탄하다. 김 지사는 지난 2003년 창립된 자치분권전국연대를 태동시킨 장본인으로 영호남뿐만 아니라 수도권에서도 나름의 세를 형성하고 있다
김 지사는 지난 15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 경쟁자인 문재인·손학규 상임고문에 관해서는 "손학규 고문은 우리 당이 어려울 때 2번이나 당 대표를 맡아서 선당후사를 몸소 실천한 그런 분이고 문재인 고문은 그야말로 워낙 합리적인 소유자로서 참여정부 시절 노 대통령과 국정을 책임졌던 분"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자신의 강점을 묻자 "두 분 훌륭한 선배님들에 비해서는 많이 부족하지만 마을 이장이나 군수, 또 행자부장관 등을 겪어오면서 생활 현장에 있었다. 국민에 대한 감각 면에서 두 분하고는 다르게 살아왔다"며 차별화 강조했다.
안철수 원장과 관련해서는 "안 교수가 야권을 선택하면 그 때 생각해도 늦지 않다"며 "제1야당의 대선 경선의 논의가 당 밖에 있는 인물과의 단일화로 시작하는 것은 제1야당의 위상에 맞지 않고 바람직하지도 않다"며 선을 그었다.
현재 지지율이 5% 미만대를 보이고 있는 것에 대해선 당 경선이 8∼9월부터 시작될 것을 감안 현 지지율에 일희일비 하지 않고 본선 경쟁에 입성해서 지지율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문재인, 지지율 선두…'참모' 이미지 벗을까

민주당내에서 유일하게 두자리수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문재인 상임고문은 15일 당내 경쟁자인 김두관 경남도지사를 가리켜 "가장 벅찬 경쟁상대가 될 지도 모른다"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문 고문은 이날 낮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김두관 지사는 참여정부 때 행정자치부 장관으로 함께 일했던 기억이 있다. 능력이 검증됐으며 이장에서부터 출발한 스토리도 갖고 있다"고 김 지사를 높이 평가했다.
또 "만약 김 지사가 나서면 민주당 대선후보 경쟁의 판을 키우고 재밌게 만드는 긍정적인 작용을 할 것"이라며 "아름다운 선의의 경쟁을 하고 경쟁이 끝나면 시너지를 발휘하는 좋은 경쟁을 해야 한다"고 김 지사의 출마를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범야권 대선후보로 꼽히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 대해서는 "안 원장은 정치를 할지 안 할지 모르는 상황이라 조심스럽긴 하지만 나와 안 원장 사이에 견해차나 입장차가 있는 것은 아니라 생각한다"며 "그분이 출마의사를 표명하면 자연스럽게 협의 방법을 찾을 것"이라며 우호적인 스탠스를 취했다. 또 문 고문은 안 원장을 향해 당내에서 함께 경선을 치러도 불리함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고문은 "사실 참여정부 마칠 때 대통령과 고향에 가서 조촐한 기념사업을 하면서 조용히 살 생각이었다. 정치를 한다거나 대선에 출마할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다"면서도 "이명박 정권의 국정 파탄을 보며 많은 고민 끝에 국민이 간절히 바라는 정치교체, 정권교체를 이뤄낼 사람이 저라고 생각했다"고 대선 출마 결심 배경을 설명했다.
문 고문을 향해 경험이 부족하다고 지적한 경쟁자 손학규 상임고문의 지적에 대해서는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일하며)가장 높은 대통령의 관점으로 국정 전반을 경험할 기회를 가졌다"며 "후보들 가운데 그런 경험을 가진 사람은 저밖에 없다. 참여정부에서 일했던 것은 가장 소중한 자산이자 내세울 만한 강점"이라고 반박했다.
문 고문의 핸디캡으로는 참여정부의 공과 과를 함께 짊어지고 있다는 점, 노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 출신으로 참모로서의 이미지가 강한 점도 약점으로 꼽힌다. 여기에 김두관 지사와 지지층이 겹친다는 점에서 한쪽이 지지율이 올라갈 경우 시너지 효과를 내기 어려울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정동영·정세균 출마…절대 강자 없어

17대 대선에서 범야권 후보로 선출된 바 있는 정동영 상임고문도 출마를 타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결심을 굳혔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하지만 지난 대선에서 500만표 차이로 완패했다는 부분과 강남을 지역 총선에서 낙선했다는 점 등 본선 경쟁력에 대한 회의론이 핸디캡으로 작용하고 있다. 당내 정동영계 의원들이 대거 낙선하면서 세몰이가 여의치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여기에 지난 총선에서 적진으로 불리는 종로지역에서 승리해 대선주자로서 한단계 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정세균 상임고문도 오는 24일 당내 대선후보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다. 지난 14일 민주당 관계자에 따르면 정 고문은 24일 자신을 지지하는 민주당 소속의원 25명과 지지자들이 모인 가운데 출마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지금까지 정 고문 지지를 선언한 의원은 김진표·이미경·박병석·김성곤·전병헌·김영주·강기정·최재성·오영식·윤호중·안규백·장병완·노영민·김성주·박민수·이원욱·신장용·김춘진·백재현·이상직·임내현·홍의락·김상희·신기남·정호준 등 25명이다.
정 고문의 대선 출마는 이미 예고됐다. 정 고문은 지난달 29일 열린 정치개혁모임 대선주자 초청 간담회에서 “지난 16년 동안 당·정부·국회에서 일하며 원내대표나 예결위원장으로도 고르게 활동했다”며 “저는 살아온 길과 궤적, 경험을 바탕으로 그 대상(대선 후보)으로 거론되고 검증받고 평가받을 만한 가치 있는 삶을 살아왔다고 자부한다”고 출마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정동영 정세균 상임고문의 공통점의 정당의 수장을 역임하며 일정부분 지지세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이다. 호남권에서 탈피 수도권 진출을 모색했지만 지지세력도 아직 남아 있는 상황이다. 한때 민주통합당의 '빅3'로 불렸던 이들이 얼마나 선전할 수 있을지 여부에도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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