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서정진 회장 차남, 입사 2년만에 이사로...일성신약·대원제약 3세들도 주요 보직 맡으며 경영 전면에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지난 1월 기자간담회를 은퇴를 시사한 후, 셀트리온그룹이 서 회장의 차남을 입사 2년만에 이사로 승진시켜 주목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민주신문=서종열 기자] 제약·바이오 업계에 3세경영이 본격화되고 있다. 총수일가인 2·3세들이 그룹 내 주요 보직을 맡으며 경영전면에 나서고 있어서다.

대표적인 곳은 바로 셀트리온그룹이다. 셀트리온은 지난 1일 서정진 회장의 차남인 서준석 과장을 운영지원담당 이사로 전격 승진시켰다. 서 이사는 2017년 과장으로 셀트리온에 합류했다. 불과 2년 만에 임원으로 올라선 셈이다.

이에 앞서 서 이사의 형인 서진석씨는 2014년 셀트리온생명공학연구소에 입사한 후 2년 뒤인 2016년 7월 셀트리온스킨큐어의 부사장에 선임됐으며, 1년 뒤인 2017년부터 대표를 맡고 있다.

재계에서는 서 회장 자녀들의 초고속승진을 셀트리온 창업자인 서 회장이 최근 퇴임시기를 밝힌 것과 연관짓고 있다. 2020년에 물러나겠다고 밝힌 만큼 남은 시간 안에 자녀들에게 회사 경영을 맡겨보겠다는 의도로 보인다는 것.

서 회장은 지난 1월 기자간담회에서 "2020년까지 추진하는 사업1단계를 마치고, 은퇴 후 2단계부터는 전문경영인에게 맡길 것"이라며 "자녀들은 이사회 멤버로 참여시켜 미래를 고민하는 역할을 맡게 해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제약업체들도 최근 잇달아 3세 경영에 나서고 있다. 일성신약은 올해 초 윤석근 대표와 함께 차남인 윤종욱씨를 공동 대표로 선임했다. 윤 대표의 장남인 윤종호씨도 일성신약의 이사로 활동 중이다. 사실상 부자경영 체제로 구축한 셈이다. 윤종호·윤종욱씨는 2017년 일성신약의 등기이사로 선임됐다.

대원제약은 백승호 회장의 장남인 백인환씨를 지난 2월1일 마케팅본부 전무로 선임했다. 2011년 마케팅팀 사원으로 입사한 지 8년 만이다. 대원제약은 창업주인 백부현 전 회장의 장남인 백승호 회장과 차남인 백승열 부회장이 공동경영 중이다.

이미 3세경영 체제에 나선 곳도 있다. 1897년 창업해 국내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제약사인 동화약품은 윤도준 회장의 자녀들인 윤현경 상무와 윤인호 상무가 경영에 참여 중이다. 일양약품도 창업주인 정형식 회장의 손자인 정유석 전무가 지난해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3세경영 준비를 마쳤다.

보령제약도 오너 3세인 김정균 보령홀딩스 상무가 2017년부터 전략기획실을 맡고 있으며, 삼일제약·국제약품·일동제약·JW중외제약은 이미 3세경영에 나선 상태다.

재계 한 관계자는 "제약·바이오업계는 다른 업종과 달리 전문직군이 많아 경영적인 측면에서 부담이 덜한 부분이 있다"며 "하지만 공정위를 비롯한 사정당국의 규제압박이 거세지고 있고, 글로벌업체들과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어 빠른 경영승계는 회사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높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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