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7000만원 들인 DDP기록관 조성 공사…외국인도 돌아서 나갔다

기자가 찾은 지난 5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 내 'DDP기록관'. 사진=조성호 기자

[민주신문=조성호 기자] 4840억원의 예산이 투입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의 관리 실태가 엉망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DDP 건축 당시를 기록한 ‘DDP 기록관’은 부서진 의자와 멈춰진 시계가 그대로 방치된 채 외국인 관광객을 맞이하고 있어 대외 이미지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DDP 기록관은 DDP 초기 설계모형과 건축에 대한 기록을 전시하는 목적으로 지난해 상반기 새롭게 개장했다. 하지만 지난 5일 DDP 기록관은 창고나 다름없을 정도로 충격적인 모습에 관리 시스템에 구멍이 커 보였다.

DDP 기록관은 DDP를 설계한 이라크 출신 영국 건축가 고 자하 하디드가 설계한 DDP 초기 모형과 함께 2007년 열린 ‘동대문디자인플라자&파크 건설을 위한 국제지명초청설계경기’에 참여한 다른 건축가들의 설계 모형들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동대문운동장 부지였던 이 곳을 어떻게 사용할 건지에 대한 건축가들의 철학이 담긴 의미있는 장소인 셈이다.

지난 5일 DDP기록관 내 부서진 의자가 방치돼 있다. 사진=조성호 기자

기자가 찾은 이날 DDP 기록관은 운영 목적과는 달리 부서진 의자와 멈춰진 시계가 관람객을 맞이하고 있었다. 건축가들의 설계 모형이 담긴 쇼케이스는 불빛이 들어와야 하지만 콘센트는 연결조차 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또한 DDP기록관 내에 설치된 카페는 커피머신과 제빙기, 냉장고 등이 설치돼 있으면서도 사용 흔적은 전혀 없을 정도로 깨끗했다. 카페 출입구를 가로 막은 의자 등받이에는 ‘관계자외 출입금지’가 적힌 A4용지가 붙여져 있었다.

그나마 전시관 입구에 설치된 대형 모니터에서 재생되고 있는 홍보 영상만이 이 곳이 DDP 기록관임을 알려주고 있었다.

지난 5일 오후 1시경 DDP기록관을 찾았지만 벽에 걸려 있는 시계는 11시10분을 가르키고 있다. 사진=조성호 기자

기자가 머문 20여분 동안 DDP기록관을 찾은 관람객을 4팀이었다. 모두 외국인 관광객이었다. 이들은 간단한 사진 촬영만 할 뿐 머문 시간은 2분이 채 되지 않았다. 힘들게 찾아왔지만 실망감을 가득 안채 돌아가는 모습이었다.

현재 DDP 운영 주체는 서울디자인재단이다. 이 재단은 지난 2009년 서울시가 DDP 관리 및 운영을 위해 출연한 기관이다.

서울디자인재단은 DDP 기록관 조성을 위해 2017년 DDP통합브랜드 구축을 위한 공간 및 시설집기 조성사업을 추진했다. DDP 내 노후화된 시설을 개보수하고 공간 재구성을 위한 목적으로 1억7000만원의 예산을 투입됐다. 이중 DDP 기록관에는 7000만원이 책정됐다.

지난 5일 DDP기록관의 관리는 엉망이었다.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관리자외 출입금지'가 적힌 A4 용지와 DDP기록관 내 카페, 콘센트가 뽑힌 쇼케이스, 방치된 전선들. 사진=조성호 기자

서울시 디자인정책과 관계자는 민주신문과의 통화에서 “관리 운영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것은 명백한 잘못”이라며 “다만 DDP 기록관은 예산 부족으로 인해 아직 완성된 모습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는 또 “이 곳은 DDP 개장 초기 관람객들이 쉴 수 있는 공간 만들어져 카페와 디자인 관련 전시가 이뤄졌던 곳”이라며 “예산을 확보하는 데로 DDP 기록관에 걸 맞는 콘텐츠를 보완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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