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만 4조인 금호아시아나, 石산 매입해 개발 대신 나무심기...전남경찰청, 박삼구 회장·김헌태 대표 배임혐의로 조사 나서 

4일 전남지방경찰청에 따르면 박삼구(사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최근 전남 나주시의 선산 조성과 관련 계열사를 동원한 배임혐의로 경찰조사를 받았다. 사진=뉴시스

[민주신문=서종열 기자] 박삼구 회장이 배임 혐의로 경찰조사를 받고 있다.

4일 전남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선산을 명당으로 꾸미는 과정에서 그룹 계열사의 자금이 사용됐다는 혐의를 밝히기 위해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2018년 10월부터 5개월간 박 회장은 전남 나주에 자리한 한 석산을 매입해 석재채취가 아닌 나무심기 등 선산을 꾸민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20억원에 달하는 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사의 자금이 사용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계열사는 지난 2013년 전남 나주시 소재 박 회장 선산 맞은 편의 석산 2곳을 11억6000억원에 사들였다. 이 석산은 원래 골재 및 석재 채석장으로 사용됐던 곳이다.

하지만 금호아시아나가 해당 산을 사들인 후 수억원을 들여 산의 능선에 조경수를 심는 등 당초 목적과는 다른 행보를 보였다. 문제의 석산을 사들인 금호 계열사는 당초 매입 목적을 개발과 골재 생산 목적이라고 밝혔지만, 최근 5년 간 어떠한 매출도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청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왜 석산을 매입했는지, 이 과정에서 박 회장의 지시가 있었는지를 수사 중이다. 특히 석산을 매입한 금호 계열사가 자산 총액의 80%에 달하는 돈을 들여 굳이 석산을 매입한 과정과 복구과정에서 사용된 자금출처도 조사하고 있다.

이를 위해 경찰은 석산 매입 과정과 관련한 자료를 나주시로부터 받은 후 담당 공무원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으며, 박삼구 회장과 김현철 금호고속 대표도 소환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에서는 이와 관련 박삼구 회장 및 금호아시아나그룹 오너 일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그룹이 빚더미에 올라 있는 상황에서 선산 꾸미기에 나선 것은 문제가 있는 지적이다. 실제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지난해 부채가 4조원대에 육박하는 등 그룹이 재무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때문에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지난해 광화문 사옥을 매각하고, CJ대한통운 주식매각, 아시아나IDT·에어부산 등을 상장하며 전방위적인 자금확보에 나선 바 있다. 이런 과정을 통해 그나마 부채를 줄였지만, 아직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부채규모는 2018년말 기준 3조9521억원에 달한다.

한편 경찰은 해당 사건과 관련 "한창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으로 수사내용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민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