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거주하는 독립유공자 후손들 청와대로 초정 오찬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해외 독립유공자 후손 초청 오찬에 앞서 고 장병훈 선생의 외손녀 심순복 씨와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민주신문=강인범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3·1 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해외 거주 독립유공자들후손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 했다.

4일 오전 11시30분부터 1시간50분 동안 청와대 영빈관에서 진행된 이번 행사는 독립유공자 가족으로서 어려움을 겪었을 후손들을 위로하고 격려하기 위해 마련됐다.

오찬에는 미국과 중국, 러시아, 카자흐스탄, 호주, 캐나다, 영국, 브라질에 거주하는 8개국 64명의 독립유공자들이 초청됐다.

이 가운데는 구한말 13도 연합 의병부대를 이끌고 항일 무장투쟁을 벌이다 순국한 의병장 허위 선생의 증손녀 허춘화 씨, 1919년 황해도에서 독립운동에 참가하고, 군자금 모금활동을 전개했던 한철수 지사의 며느리인 정영자 씨(69) 경남 산청에서 독립운동을 주도하다 순국한 정문용 지사의 증손녀 김예서 씨, 외국인임에도 대한민국 독립을 위해 힘쓴 베델, 에비슨, 스코필드, 쇼, 톰킨스 선생의 후손도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독립유공자들의 희생과 헌신이 대한민국의 뿌리라는 것을 되새기며 커다란 자긍심을 느끼고 있다”며 “오늘 이 자리에 함께하고 계신 독립유공자 후손, 여러분의 이야기가 곧 대한민국의 역사이다. 단지 한 가족의 이야기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오늘 속에 살아 숨 쉬고 있는 자유와 독립, 정의와 평화의 역사이다”고 말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우리 독립운동가들의 후손이 겪어야 했던 여러 가지 고생들을 말해 주고 있지 않은가 싶다”며 “과거 우리나라에는 ‘친일을 하면 3대가 떵떵거리고 독립운동을 하면 3대가 망한다’ 그런 말이 있었다. 독립운동을 하신 분들은 가족들을 제대로 돌봐줄 수가 없었기 때문에 정말 뿔뿔이 흩어지다시피 한 가족들도 있고, 자식들을 제대로 교육시킬 수 없었기 때문에 자식들까지도 오랜 세월 고생을 해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그런 것을 바로잡는 것이 해방된 조국이 해야 될 일인데, 과거 우리 역대 정부가 그런 점에서 부족한 점들이 있었다”며 “그런 점들을 반성하면서 우리가 독립 운동가를 최대한 발굴해내고, 또 그 후손들을 제대로 모시려고 정부가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아직도 부족한 점들이 많지만 더 더욱 노력을 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번에 초청된 해외 거주 독립유공자 후손들은 지난 2월27일부터 6박7일의 일정으로 방한, 국립 서울현충원 참배를 시작으로 서대문형무소와 독립기념관 등 독립운동의 발자취를 돌아보고 대한민국의 문화와 발전상을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일정에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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