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 IMM PE와 7500억원대 전환우선주 계약...IMM PE, 우리금융 이어 신한금융 이사회에 참여

국내 대표 토종 사모펀드로 평가받는 IMM프라이빗에쿼티(PE)가 최근 은행 및 금융지주사에 대규모 투자에 나서면서 금융권의 주목을 한몸에 받고 있다. 사진=IMM PE 홈페이지 캡쳐

[민주신문=서종열 기자] IMM프라이빗에쿼티(PE. 이하 IMM)가 거침없는 행보로 주목받고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IMM은 지난 25일 신한금융지주와 7500억원 규모(약 1750만주)의 전환우선주 계약을 체결했다. 전환우선주는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우선주로, 향후 IMM이 신한금융의 지분 3.7%를 보유하게 되는 것으로 의미한다.

이에 앞서 IMM은 우리은행의 지주사인 우리금융의 지분 6%도 보유한 과점주주다. 지난해 말에는 인터넷은행인 K-뱅크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470억원대의 실권주를 인수하면서 지분 9.9%를 확보하기도 했다.

사실상 우리금융, 신한금융, K-뱅크 등 금융권을 대표기업들의 주요주주가 된 셈이다. 이에 금융권 내에서는 "IMM이 은행보다 더 강력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CRC로 출발해 토종대표 펀드로

금융권에서 IMM은 국내 대표 토종 사모펀드로 평가받고 있다. 조단위 자금을 유치해 기업투자에 나서고 있어서다. 최근에는 신한금융지주와의 7500억원대 전환우선주 계약을 체결했다.

2001년 기업구조조정전문회사(CRC)로 출발한 IMM은 IMM창업투자를 합병하며 IMM인베스트먼트를 설립했으며, 2006년에 IMM PE를 설립했다. 이후 국민연금과 우정사업본부로부터 조성한 첫번째 블라인투펀드(로즈골드I)가 대박을 내면서 투자업계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당시 IMM은 하이마트 전환상환우선주 및 노벨리스코리아 투자로 높은 수익률을 올렸으며, 삼화왕관을 재매각하며 차익을 냈다.

첫번째 사모펀드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자 2012년에는 7500억원대 규모의 두번째 블라인드펀드(로즈골드II)를 만들었다. 로즈골드II에는 국내 연기금 뿐 아니라, 싱가포르투자청이 운용하는 펀드인 테마섹 등 해외연기금들의 출자도 이어졌다. 로즈골드II를 운영한 IMM은 셀트리온제약, 한독약품, 알보젠코리아 등 제약업계에 대한 투자에 나서며 금융권의 주목을 받았다. 또한 대우인터내셔널이 보유했던 교보생명의 지분매각전에도 참여해 지분 5.23%를 보유 중이다.

지난 2016년 12월1일 오전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서 열린 우리은행 과점주주 주식매매계약 체결식에서 곽범국(오른쪽) 예금보험공사 사장과 송인준 IMM PE 사장과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고 기념촬영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현재 투자가 진행 중인 업체들을 봐도 IMM의 파워를 실감할 수 있다. IMM은 로즈골드III 펀드를 통해 △태림포장 3500억원 △터키 마르스엔터테인먼트 1000억원 △레진엔터테인먼트 500억원 △인트론바이오 270억원 △우리은행 4460억원 △에이블씨엔씨 3500억원 △현대삼호중공업 4000억원 △더블유컨셉코리아 612억원 △케이뱅크 1200억원 등 총 9개 기업, 2조3542억원을 투자 중이다.

증권가 한 관계자는 "국내 사모펀드 초창기에 태동된 IMM은 시기적절한 타이밍에 맞춰 다양한 기업들에서 수익률을 내왔다"며 "안정적인 운영과 높은 수익률로 큰손으로 불리는 연기금과의 신뢰관계가 두텁다"고 평가했다.

금융의 꽃 '은행' 경영에 참여

금융권에서는 IMM의 최근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수익률을 위한 기업투자의 범위를 넘어 최근에는 금융의 꽃으로 불리는 '은행' 경영에도 참여하고 있어서다.

IMM이 은행경영에 나서게 된 것은 지난 2016년부터다. 당시 우리은행 민영화 절차에 참여해 지분 6%를 인수하고 과점주주로 올라섰기 때문이다. 당시 IMM외에도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동양생명, 한화생명, 유진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등이 IMM과 함께 예보의 우리은행 지분 매각전에 참여했다.

이후 우리은행이 지난해 말 우리금융지주와 우리은행으로 분할되면서 IMM은 우리금융지주 지분도 약 6%를 보유 중이다. 과점주주인 만큼 이사회에도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국내 1호 인터넷은행인 K-뱅크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실권주를 인수하며 지분 9.9%를 확보했다. K-뱅크의 주요주주로도 이름을 올린 셈이다.

여기에 지난 25일에는 신한금융지주와 7500억원대 전환우선주 계약을 체결했다. 전환우선주는 일정기간 이후 주식으로 전환되는 만큼 향후 IMM이 신한금융지주의 주주로 이름을 올릴 것이 확실시된다. 신한금융 측은 IMM이 보유한 전환우선주가 모두 보통주로 전환되면 3.7%의 지분을 보유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주요주주로 참여하게 된 만큼 IMM은 신한금융 이사회에도 참여할 계획이다. IMM은 사외이사 후보를 이미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금융지주는 25일 서울시 중구 세종대로에 위치한 본사에서 IMM프라이빗에쿼티(PE)와 7500억원대의 전환우선주 인수계약 체결식을 진행했다. 사진=뉴시스

은행 종사자들 사이에서는 이 같은 IMM의 광폭행보에 우려감을 내비치고 있다. 사모펀드 특성상 수익률을 내야 하는 만큼, 은행의 기본업무인 공공분야를 등한시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어서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은행업은 기본적으로 소시민들의 재산을 보호하는 공공목적의 성격이 짙다"면서 "국회가 은산분리 규정까지 재정해 기업들의 무분별한 금융업진출을 막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IMM은 최근 태림페이퍼(구 동일제지) 인수 이후 상장폐지를 거쳐 막대한 배당을 취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IMM은 이와 관련 "국내 은행권은 자기자본이익률(ROE)이 9~10%에 달하는데도,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5배에 불과해 투자가치가 높다고 판단된다"면서 "경영진이 아닌 사외이사 자격으로 참여해 저평가된 은행의 가치를 올려 수익을 내는 구조"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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