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률 2% 수익성 ‘뚝’…한진택배ㆍ롯데글로벌로지스 등 경쟁사 추이 본 후 가세할 듯

CJ대한통운 택배 차량. 사진=허홍국 기자

[민주신문=허홍국 기자] 택배업계 1위 CJ대한통운이 낮은 단가 고민 끝에 기업 고객 택배비 인상을 선택했다.

관련업계가 27년간 원가 상승 압박요인에도 택배 단가를 올리지 못하고, 우체국이 택배업에 진출하는 등 시장 경쟁이 과열되면서 저항의 마지막 노선까지 이르러 인상이 불가피해졌다.

21일 물류업계에 따르면 오는 3월 택배업계 1위 CJ대한통운의 저단가 탈출 선언에 한진 및 롯데택배 등 관련업계 경쟁사들은 안도의 한숨이다. 관련업계 영업이익률이 2%대에 머무는 등 저항의 마지막 노선까지 이르며 인상이 불가피해졌는데, CJ대한통운 가격 현실화에 신호탄을 쏘아 올렸기 때문.

택배비는 1990년대 초 평균 계약가가 1800~2000원으로 형성됐고, 이 가격은 지난 27년간 그 수준을 유지해왔다. 달리 보면 기업고객 택배비는 한 번도 인상하지 않은 셈이다.

물론 그간 인상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관련업계에서는 시장 과열로 택배비 가격 할인 경쟁으로 2000년대 초반 3500원 했던 택배 운임이 현재 2500원 이하까지 떨어졌다. 이를 달리 보면 업계 출혈 경쟁이 오히려 단가를 낮췄고, 관련업계엔 공멸이라는 부메랑으로 되돌아 온 셈이다.

여기에 영업이익률 역시 1~2%에 머무는 등 관련업계 수익성은 더욱 나빠졌다. 반면 물동량은 증가했다. 국내 택배업계 물동량은 지난 2015년 18억 개에서 지난해 25억 개로 물량이 늘었다. 온라인 쇼핑 활성화도 물동량 증가에 기여했다.

이런 가운데 우체국이 택배업에 진입하는 등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택배 단가 현실화의 목소리는 커졌다.

CJ대한통운은 이 같은 배경을 바탕으로 택배비 인상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평균 인상 폭은 100원 가량으로, 무겁고 부피가 큰 품목은 1000원 이상이다. 이 때문에 소비자 부담 가중 우려도 나온다. 이는 택배비 인상이 전자상거래 기업고객과 계약 단가지만 판매되는 상품 가격에 전이 될 수 있다는 것이 근거다.

하지만 바로 영향을 끼치기 어렵다는 게 CJ대한통운 측 설명이다. CJ대한통운은 이번 인상된 택배비를 택배기사에 되돌려 줄 방침이다.

관련업계는 CJ대한통운 택배비 인상 경과를 지켜본 후 인상 여부의 향방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아직까지 2위인 한진택배와 3위인 롯데글로벌로지스 등 택배업계 경쟁사들의 구체적인 인상 계획이 없지만, 인상이 정착되는 추이를 보며 시기를 가늠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는 영업이익률이 1~2%기 될 정도로 낮고, 비용 감내 한도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업계는 이번 택배비 인상이 그저 반갑다. 저단가로 인해 지난해부터 가격 정상화가 논의됐지만 쉽지 않았기 때문. 관련업계는 가격 인상 적정선을 300~400원선으로 내다보고 있다.

관련업계는 이번 택배비 인상을 긍정적인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한국통합물류협회 배명순 실장은 민주신문과 통화에서 “택배비 인상은 관련업계에 긍정적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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