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LG화학 등기이사직 물러날 듯...계열분리는 미정, 서서히 추진할 듯

지난해 4월20일 서울 강서구 마곡동의 LG사이언스파크 개관식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과 환담을 나누는 구본준 (주)LG 부회장. 구 부회장은 오는 3월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LG전자·LG화학 등 자신이 맡고 있던 등기이사직을 내려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뉴시스

[민주신문=서종열 기자] 구본준 (주)LG 부회장이 경영에서 완전히 물러난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구 부회장은 자신이 맡고 있던 LG전자·LG화학 등기이사직에서도 물러날 것으로 보인다. LG그룹 특유의 가풍인 '장자승계' 원칙에 따라 4세대인 구광모 회장이 취임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계열분리 등 구 부회장의 향후 거취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LG전자는 18일 주주총회 소집 공고를 내고, 구본준 부회장을 대신해 권영수 (주)LG 부회장을 기타 비상무이사로 선임하는 건을 포함해 여러건의 안건을 주총에 상정했다고 밝혔다. LG전자의 주총은 오는 3월15일 열릴 예정이다.

재계에서는 구광모 회장 취임 이후 구 부회장이 지난해 말 공식 퇴임하며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데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구 부회장이 아직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린 LG화학 역시 등기이사 교체 등의 안건이 상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구 부회장의 LG화학 등기이사 임기는 3월18일까지다.

구 부회장이 등기이사직까지 내려놓으면서 재계는 구 부회장의 향후 거취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LG그룹은 지금까지 가족간의 경영권 다툼을 방지하기 위해 장자승계·형제독립의 원칙을 지켜왔기 때문이다. 실제 LG그룹은 과거 LIG그룹, LS그룹 등 창업주의 형제들을 계열분리했으며, 동업관계였던 허씨 일가와도 계열분리에 나서 GS그룹을 만들기도 했다.

게다가 구 부회장은 (주)LG의 지분 7.72%를 보유하고 있다. 15%를 보유한 구광모 회장에 이어 (주)LG의 2대주주인 셈. 이에 재계관계자들은 구 부회장이 보유한 지분을 (주)LG에 매각한 후 확보한 현금으로, 그룹 내 다른 계열사의 지분을 보유해 계열분리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제기돼 왔다.

그러나 구 부회장의 계열분리에 대한 부문은 아직까지 정해진 것은 없어 보인다. 계열사를 갖고 독립할 것이란 관측과 사업부문을 독립시키는 등 다양한 시나리오가 재계에 등장했지만, 현재까지 LG그룹이 구체적인 움직임에 나서지 않고 있어서다.

재계 한 관계자는 "구 부회장이 경영에서 물러나더라도, 계열분리에 나설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면서 "구광모 회장이 이제 40세로 아직 젊은 만큼 현재 경영 체제가 안정된 후 계열분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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