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위산업 위기론 속 호재…정비 부품 개수 확보되면 매출 윤곽 드러날 듯

F-35 A 사진=방사청

[민주신문=허홍국 기자] 한국이 F-35 스텔스 전투기 정비국가로 선정되면서 한화그룹과 대한항공, LIG넥스원과 현대글로비스가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방위산업 고사 위기론이 불거지는 가운데 단비 같은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19일 방위산업계와 방위사업청 등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가 최근 F-35A 전투기 부품 대륙별정비업체 선정 결과를 발표했다. 아시아지역에서는 F-35 운용국가인 한국, 호주, 일본을 대상으로 이뤄졌고, 한국은 F-35 구성품 2단계 지역 정비업체로 방산업체 컨소시엄인 Team ROK가 선정됐다.

한국은 이번에 미 정부가 배정한 품목 17개 분야 중 항공전자, 기계 및 전자기계, 사출 등 3개 분야를 맡게 됐다. 17개 전체 분야 398개 부품 중 한국이 확보한 부품은 아직까지 통보되지 않았으며, 물량 역시 미공개다.

한국은 지난해 3월 28일(현지시간) 미 텍사스 주(州) 포트웍스에 있는 록히드마틴사 최종 조립공장에서 F-35A 1호기 출고식 행사를 가지면서 운용국가로써 면모를 갖춘 바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 방산업체 Team ROK 컨소시엄으로 이번 미 F-35A 전투기 부품 입찰에 참여한 한화그룹 방산 계열사 한화시스템과 한화에어로시스템, 대한항공과 LIG넥스원, 현대글로비스가 주목받고 있다. 방위산업이 위기에 봉착할 만큼 난관에 직면한 가운데 매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

이번 정비업체 선정으로 한화시스템과 LIG넥스원은 항공전자, 한화에어로시스템은 엔진, 대한항공은 기체, 현대글로비스는 물류 등을 담당하게 됐다.

관련업계는 이 같은 소식이 반갑다. 방위산업의 위기론이 제기되는 가운데 다른 F-35 운용국가들과 동일하게 높은 수준 정비체계를 구축하는 기회이자 F-35 글로벌 공급망에 참여해 수출협력의 기회가 될 수 있는 탓이다.

지난해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방위산업체 매출 규모를 보면 2017년 국내 10대 방산업체 매출은 약 9조5100억원으로 전년대비 17.6% 감소했다. 2016년 국내 10대 방산업체 매출은 11조5500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같은 기간 10대 방산업체 수출 규모도 약 40% 줄었다. 2016년 2조5200억원에 이르는 수출 규모가 2017년엔 1조5200억원으로 대폭 감소했다.

이런 배경으로 방위산업은 고사 위기라는 말이 나왔고, 현재도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이다. 실제 지난해 9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18조 규모의 미 공군 고등훈련기 사업 수주전에서 경쟁사 터무니없는 가격 덤핑으로 고배를 마신 일도 관련 산업 전반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이를 반영하듯 정경두 국방장관은 지난해 12월 동아일보-채널A가 주최한 K-디펜스 포럼에서 “방위산업을 수출주도형 산업으로 육성해 나가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방사청 역시 정 장관의 발언을 뒷받침하기 위해 최근 ‘국방과학 기술료 산정ㆍ징수방법 및 징수절차 등에 관한 고시’를 개정ㆍ시행하는 등 방위산업에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다.

방사청은 향후 3단계 지역 정비업체 유치 시 국내 방산업체의 참여 기회가 확대되도록 노력할 방침이어서 관련업계의 호재는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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