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이익 3조1567억원 창립 이래 최대규모...신한카드 제외한 계열사 전년 순이익 증가

신한금융그룹이 지난 12일 3조1567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규모의 실적을 공개했다. 사진=뉴시스

[민주신문=서종열 기자]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의 'One-Shinhan(하나의 신한)' 마법이 통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그룹의 지주사인 신한금융지주가 지난해 창립 이해 최대 규모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이에 지난해 KB금융지주(3조689억원)에 내줬던 리딩뱅크 왕좌 역시 다시 탈환했다. 이로써 신한금융그룹은 총자산·시가총액에 이어 실적까지 모두 KB금융그룹을 앞지르며 명실상부한 금융맹주로 도약했다. 

신한지주는 12일 실적발표를 통해 지난해 그룹 전체 순이익이 역대 최대치인 3조1567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2017년 대비 무려 8.2%나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4분기 당기순이익은 4133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39.5%가 줄었지만, 전년동기대비 143%가 증가했다.

특히 2011년 이후 7년 만에 3조원대에 순이익을 다시 기록했다. 연간 실적으로도 2001년 지주사 출범 이래 최대 순이익을 달성했다. 

카드 제외한 전분야에서 순익 내 

신한금융그룹의 역대 최고 실적은 계열사들의 고루 실적 덕분에 가능했다. 주력계열사인 신한은행을 비롯해 비(非)은행권 계열사들 역시 좋은 실적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핵심 계열사인 신한은행은 지난해 순이익이 2017년 대비 33.2% 증가하며, 2조2790억원을 기록했다. 원화대출금이 전년말 대비 2.7% 증가했고, 이자수익도 무려 11.9%나 늘어났다. 신한지주 관계자는 "지난해 전세자금대출 및 우량신용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대출부문이 크게 늘어났고, 기업대출 역시 증가했다"면서 "기업과 가계 부문에서 모두 성장세를 기록한 셈"이라고 말했다. 

비은행권 계열사들의 실적도 좋았다. 신한금융투자, 신한생명, 신한캐피탈 등이 높은 실적을 기록하면서 신한금융그룹의 이익을 크게 증가시킨 셈이다.

먼저 신한금융투자는 2017년 대비 18.6%가 늘어난 2513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신한생명 역시 1310억원(전년대비 8.6% 증가)을 기록했으며, 캐피탈도 1030억원(전년대비 17.5% 증가)의 이익을 냈다. 다만 신한카드는 519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43.2%나 순이익이 감소했다. 

그룹 전체 기준으로 본 각종 수익성·건전성 면에서도 신한금융그룹은 KB금융그룹을 앞질렀다. 지난해 말 기준 신한지주의 순이자마진(NIM)은 2.08%로 1.97%를 기록한 KB금융을 앞질렀다. 경영성과를 보여주는 총자산순이익률(ROA)과 자기자본이익률(ROE)에서도 신한지주는 각각 0.72%, 9.4%를 기록했다. 

금융권은 이번 신한금융그룹의 실적과 관련 조 회장의 One-Shinahan 전략이 통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은행이 그룹의 실적을 견인하고, 비은행권 계열사들이 두루 좋은 실적을 내며 리딩뱅크 탈환을 밀어줬다는 관측이다.

신한지주 측도 "원-신한 전략을 바탕으로 계열사간 시너지가 극대화되면서 은행의 글로벌 부문 이익이 전년대비 36%나 증가한 점이 주목된다"고 밝혔다.

조 회장의 원-신한 전략은 은행의 이자이익에 기대는 기존 성장전략을 벗어나 은행과 비은행 계열사가 두루 성과를 내고 계열사들의 유사사업부문을 모아 시너지 극대화를 추구하는 경영전략이다. 

신한금융그룹의 연도별 누적순익. 그래픽=민주신문DB

무한확장 통해 리딩뱅크 굳힐까

금융권은 이번 신한금융그룹의 깜짝 실적 공개보다 향후 그룹의 움직임을 더 주목하고 있다. 리딩뱅크에 복귀한 신한금융그룹이 금융맹주의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지금보다 더 적극적인 사업확장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서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 인수한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의 실적이 올해부터 신한지주 실적에 반영될 예정이란 점을 감안하면 한동안 신한금융그룹이 리딩뱅크 타이틀을 유지할 것이란 관측이다. 

여기에 신한금융그룹은 제3인터넷은행의 유력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핀테크업체인 '토스'의 운영사인 비바리퍼블리카와 손을 잡고 제3인터넷은행 유치전에 돌입하면서 금융권의 주목을 받고 있어서다. 이밖에도 다양한 금융회사들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향후 인수합병을 통해 몸집을 더 불릴 것으로 금융권은 내다보고 있다. 

신한지주 역시 덩치를 불리기 위한 자금모집에 나섰다. 12일 이사회를 통해 IMM 프라이빗에쿼티(PE)를 상대로 750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전환우선주 유상증자에 나서기로 한 것. 금융권은 오렌지라이프 잔여 지분 인수에 사용될 자본을 미리 확보하고, 새로운 인수합병에 사용할 자금으로 보고 있다. 

조용병 회장의 친정체제 역시 더욱 굳건해지고 있다. 신한금융그룹은 지난해 말 위성호 신한은행 행장 대신 진옥동 신임행장을 선임하는 등 세대교체에 돌입한 상태다. 금융권 전문가들은 좋은 실적을 기록한 만큼 세대교체 이후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조 회장이 연임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몇년 동안 움츠렸던 신한금융그룹이 다시 예전의 활기찬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면서 "대규모 인수합병에 이어 내년에도 좋은 실적이 유지되면 조 회장의 연임 가능성이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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