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추위원장에 김종훈 키스위모바일 회장...글로벌역량 갖춘 외국인 추천할 듯

삼성전자는 3월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사외이사추천위원회 위원장으로 김종훈(왼쪽) 키스위모바일 회장을 선임했다. 사진=뉴시스

[민주신문=서종열 기자] 삼성전자가 50년 역사 최초로 사외이사 추천권을 포기했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재용 부회장 석방 직후인 지난해 3월 정기 주총 이후 이사회 중심 경영과 투명성 강화를 위해 회사 측의 사외이사 추천권을 없었다. 그 결과 올해부터는 삼성전자의 신규 사외이사를 사외이사추천위원회(이하 사추위)를 통해 진행키로 결정했다. 이어 실리콘밸리에서 '1조벤처' 신화를 이룬 김종훈 키스위모바일 회장을 사추위원장에 임명했다. 

재계는 삼성전자의 이번 행보를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사측의 사외이사 추천권을 배제하고 최초로 이사회를 통해 사외이사 추천에 나서는 만큼 어떤 인물들이 삼성전자의 사외이사로 선임될지를 놓고 관심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11명으로 구성된 이사회를 운영 중이다. 총수일가인 이재용 부회장과 의장 이상훈 사장,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장 김기남 부회장, CE(소비자가전)부문장 김현석 사장, IM(IT·모바일)부문장 고동진 사장 등 사내이사 5명과 함께 이인호 전 신한은행장, 송광수 법무법인김앤장 고문,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 김종훈 키스위모바일 회장, 김선욱 이화여대 교수, 박병국 서울대 교수 등 사외이사 6명이 이사회를 구성하고 있다. 이중 이인호, 송광수, 박재완 이사 등 3명은 3월 임기가 종료된다. 

사외이사를 추천하는 사추위는 위원장인 김종훈 위원장과 함께 박병국 교수, 박재완 전 장관 등 3명으로 구성돼 있다. 김 회장은 외국계CEO 출신이란 점을 인정받아 지난해 사외이사로 영입됐다. 중학생 시절 미국으로 이민을 간 김 회장은 실리콘밸리 성공신화 주역중 한 명이다. 미국 벨연구소 최연소 사장에 올랐던 그는 32세에 유리시스템즈라는 통신회사를 창업한 후 6년만에 글로벌기업인 루슨트테크놀로지스(현재의 알카텔-루슨트)에 10억달러에 매각했다. 

이후 박근혜 정부 시절 초대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으로 지명됐지만, 이중국적 논란이 불거지면서 스스로 물러난 바 있다. 삼성전자는 "김 회장은 미국 IT업계를 잘 알고 있으며, 젊은 시절 벤처와 스타트업을 창업해 성공했으며, 세계적인 IT대기업을 경영한 경험도 있다"며 이사 선임의 배경을 밝히기도 했다. 

재계에서는 김 회장이 사추위원장에 임명되면서 독립적인 사외이사 추천을 할 수 있게 된 만큼 삼성전자에 외국인 사외이사가 선임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김 위원장이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활동하며 글로벌역량을 갖춘 외국인 CEO들과 친분을 쌓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2010년 3월 GE 출신 요란 맘 보트하우스 회장 이후로 외국인 사외이사를 지명하지 않고 있다는 점도 근거로 작용하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김종훈 위원장이 미국 IT업계에 발이 넓고, 이미 삼성그룹의 지주사인 삼성물산이 GE출신 필립 코쉐 CPO(최고 생산책임자)를 사외이사로 선임한 점을 감안하면 이번 삼성전자 정기 주총에 외국인 사외이사 후보가 등장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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