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과 비공개 미팅...호남 기반 지역정당 새롭게 탄생하나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가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정책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하태경 의원, 김관영 원내대표, 신용현 의원. 사진=뉴시스

[민주신문=서종열 기자] 여의도가 소수정당의 움직임을 주목하고 있다. 원내 제3정당인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이 최근 비공개 회동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정계 일각에서는 이번 회동을 통해 호남 기반의 새로운 정당이 탄생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김동철·박주선 바른미래당 의원과 장병완 민주평화당 원내대표, 권노갑·정대철 상임고문이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회동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오만과 독선에 빠진 더불어민주당과 무능한 자유한국당을 뛰어넘는 수권 대안 야당을 만들어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날 모임에 참석한 장 원내대표는 설 연휴 직후 국회 토론회를 열고, 양당간 통합 논의를 공론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사실상 호남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정당의 출현 가능성을 내비친 셈이다. 

정치권에서는 양당의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의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고 여겨졌기 때문이다. 실제 바른미래당은 여당인 민주당과 각을 세우며 자유한국당과 정책공조를 같이 한 사례가 많은 반면, 민주평화당은 여당인 민주당의 평화정책을 지원하며 우군이란 모습을 보여와서다. 완전히 다른 모습을 가진 양당이 통합을 추진 중이라는 점에서 정치권은 향후 양당의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실제 지역을 기반으로 한 정당이 출현한 전례도 있다. 1995년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주도로 자유민주연합이 충청권을 대표하는 지역정당으로 등장했으며, 이후에는 2008년 이회창 전 총재가 창당한 자유선진당 역시 지역을 기반으로 한 정당이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민주당과 한국당 역시 전국정당을 표방하고 있지만, 민주당은 호남에 한국당은 영남에 연고를 두고 있다는 점을 부인하기 어렵다.  

전문가들은 이번 회동의 주축이 호남을 기반으로 한 인사들이란 점을 주목하고 있다. 바른미래당에는 현재 6명의 호남의원들이 있는데, 비례대표까지 포함하면 현재 10명의 의원들이 포진해 있다. 민주평화당은 14명의 의원 모두가 전부 호남에 지역구를 두고 있다. 민주평화당 입장에서는 바른미래당 내 6명의 호남 의원들을 포섭할 수 있다면 단숨에 20석을 넘어서게 돼 '교섭단체 정당'의 지위를 얻을 수 있다.

정계 한 관계자는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은 모두 한자릿수 지지율을 기록 중"이라며 "내년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생존을 위한 움직임으로 여겨진다"고 분석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정치권에서는 바른미래당 내 보수파 출신인 바른정당 출신의 의원들을 주목하고 있다. 8명이나 되는 이들이 민주평화당과의 통합을 찬성하지 않을 수 있다고 여겨지고 있어서다. 실제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양측 의원들의 회동 다음날 "당내 갈등의 씨앗이 될 수 있다"며 "창당된지 1년밖에 안된 상황인 만큼 자강하는 노력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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